[KPEN★현장] 5년 만에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 혐오 지우고 사랑 노래한다

이슬기 기자 승인 2018.06.20 18:38 의견 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공연 사진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작품 속에 혐오 요소가 많다고 느꼈다. 2018년 시민 의식에 맞는 변화를 검토했다.”

5년 만에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가 섬세한 변화의 옷을 입고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18년 시대상을 반영해 혐오적인 대사나 상황을 바꿨다는 것. 김 연출은 “단어 하나하나를 검토하고 수정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번지점프를 하다’ 프레스콜은 새로운 연출로 찾아온 작품을 만나는 자리였다. 현장에서 김 연출은 “2018년 최근 몇 년 동안 시민 의식이 깨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대를 비춰볼 때 작품 속 여성과 희롱에 대한 이야기.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서 불편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작품이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울림과 감동은 유지하는 데 힘썼다. 기본적으로 음악이 주는 깊이와 완성도가 있기에 50개의 장면이 유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김 연출은 “관객들이 공연보고 사랑에 대한 담론을 함께 나눴으면 한다. 현재와 영원이라는 코드를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진행하고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지난 2001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2년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작곡작사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은 17년 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태희와 안타까운 이별을 한 후 그녀를 잊지 못하고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가는 남자 인우를 중심으로 한다. 학생 현빈에게 과거 태희의 흔적을 발견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전 공연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들과 신선한 캐스팅이 함께 찾아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초·재연에서 인우를 맡았던 강필석과 재연에서 태희 역을 연기했던 김지현이 무대에 오른다. 새로운 출연진으로는 인우 역의 이지훈, 태희 역의 임강희, 현빈 역의 최우혁, 이휘종이 함께한다. 

강필석은 5년 만에 인우를 연기한다. 결혼한 상황 속에서 첫사랑을 찾는 인우의 책임감을 고민하게 됐다. 그는 “이전에는 인우의 상황을 합리화했던 것 같다. 인우가 외면한 것들을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주지 않으면 관객들이 이입하지 못할 것 같다는 고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훈은 인우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 고지식하지만 순수한 인우의 사랑에 반하고 도전하고 싶은 의지를 가진 것. 그는 “공연을 봤을 때 잔잔한 감동. 편안함을 느꼈다”며 “개인적으로 이미지가 상반될 수 있지만 배우로서 그 역을 온전히 소화했을 때 성취감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오는 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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