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여론에 실적 압박까지..자동차노조 '하투' 조심스로운 행보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8.23 15:37 의견 0
한국GM 노조가 오는 28일까지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는 등을 골자로 한 투쟁지침을 시행하며 '하투'에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자동차업계의 전반적인 분위는 극한 투쟁을 지양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자료=한국GM 노조)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자동차업계 노조의 '하투(夏鬪)' 움직임이 예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총파업 결의대회를 포함해 극한 투쟁을 예고했던 이전과 달리 자동차업계 노조의 '투쟁 분위기'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경제전쟁이 맞물리면서 노조의 극한 투쟁에 여론은 싸늘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경제침체에 업체마다 실적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무리한 파업으로 자짓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노조 내부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올해 강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유일한 사업장'은 한국GM이다.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 중인 한국GM 노조는 이날 잔업과 특근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GM 노조는 생산직 전반조(오전 6시~오후 2시)와 후반조(오후 2시~오후 10시)가 각각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밝혔다.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가 정한 투쟁지침에 따른 것이다.

노조는 또한 다음 쟁위대책위가 열리는 오는 28일까지 잔업과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노조 간부 전원은 26~28일 사흘간 하루 4시간씩 파업한다. 부서 차원의 협의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GM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조합원들과 함께 부분 파업에 나섰다.

GM 사측은 '파국만은 마겠다'며 노조와의 협상에 매진하며 공장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M 본사의 해외사업부문 줄리안 블리셋 사장은 22일 한국GM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방문해 한국 사업장의 전반적인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올해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직원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4월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블리셋 사장이 지난 6월 말에 이어 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직원들의 협조를 요청한 것은 최근의 파업 분위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3일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로베르토 럼펠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팀장 및 임원, 현장 관리자 등 500명을 모아놓고 회사의 경영 현황을 설명하는 긴급 미팅을 갖기도 했다.

쟁의권을 확보한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악화된 여론을 감안해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에 들어갔던 노조가 다시 협상장으로 나온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일 중앙쟁대위회의를 열었지만 총파업 대신 이틀간 확대 간부를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7일까지 노사 집중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노사도 26일까지 단체협약 협상을 이어간다. 두 회사 노조는 지난 2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협상 타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노조와 사측의 시각차가 크고 9월에 추석 명절과 노조 집행부 교체가 예정된 탓이다.

경영악화로 평택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임원 감축에 나선 쌍용자동차 노사는 서둘러 2019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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