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박은상 대표 ‘교체설’ 극구 부인..하송 부사장 ‘내정설’은 ‘모락모락’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6.15 14:25 | 최종 수정 2020.06.15 14:38 의견 1
(왼쪽부터)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박은상 위메프 대표, 하송 위메프 부사장. (자료=네이버 프로필)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위메프가 최근 업계에 흘러나오고 있는 대표이사 교체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며 적극 부인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8년 넘게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는 박은상 현 대표 대신 창업주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하송 현 부사장이 차기 대표에 오를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이 서울대 선후배 사이는 물론, 경영 및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서 깊은 인연을 맺으면서 해당 관계가 교체설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허민-하송, 경영부터 야구단 운영까지..‘깊은 인연’ 자랑

15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대표 이사 교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이달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위메프 대표이사로 허 대표의 최측근인 하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허 대표와 하 부사장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업계에 이미 잘 알려진 바다. 서울대 선후배인 둘은 원더홀딩스에스 함께 일했던 것은 물론, 허 대표가 2011년 야구단 ‘고양원더스’(2014년 9월 공식 해체)를 사비를 들여 창단했을 당시 허 대표가 구단주, 하 부사장이 단장을 맡았다. 이후 하 부사장은 작년 위메프 직매입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입사, 일년 만에 위메프 전략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이 둘은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현 키움히어로즈, 이하 히어로즈)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에도 최근까지 함께 연루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입증한 바 있다.

앞서 허 대표는 ‘빌리 장석’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2018년 11월 배임과 횡령으로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면서, 그해 12월 ‘히어로즈의 감시자’로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주목할 부분은 허 대표가 사외이사로 취임한지 한달 뒤인 작년 1월 하 부사장이 사외이사로 취임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하 부사장은 사외이사 취임 후 약 두달 후인 지난 3월 돌연 사임하더니 같은날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구단이 내세운 ‘외부 감시자’라는 역할이 무색하게 ‘내부자’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이후 하 부사장은 8일 만에 감사위원에 등록, 감사위원장을 맡는다. 

문제는 당시 감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일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정황이 각종 증거와 증언을 통해 속속 입증돼 물의를 빚은 것이다. 

논란 이후 당시 히어로즈의 대표였던 박준상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했고, 하 부사장이 해당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허 대표와 하 부사장 이 전 대표의 관계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즉 구단 운영을 투명하게 감시하겠다고 공언하며 데려온 사외이사(허민)가 구단대표(하송)와 서로 최측근인 점을 감안했을 때 구단의 견제와 투명한 감시 체계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사태는 KBO가 지난해 10월 조사위원회를 꾸려 4개월 간 조사를 벌였지만, 지난 3월 증거 불충분으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하 부사장은 대표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허 대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 대표 교체설 신빙성 높지만 쉽지 않을 수도

업계에서는 이 같은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를 감안했을 때, ‘위메프 대표 교체설’이 신빙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대표 교체의 표면상의 이유로 허 대표가 ‘영업손실’ 악화라는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영업손실 757억원을 기록, 2018년(390억원)보다 94% 증가했다. 경쟁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작년 연말 허 대표가 넥슨과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유치한 3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없었더라면, 완전자본잠식을 피하기 어려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대표를 교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눈초리도 나온다. 박 대표가 대표직에 오른 뒤 위메프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2011년 위메프 영업본부장으로 합류, 허 대표 눈에 들면서 1년 만에 수장자리에 올랐다. 이후 그는 2016년부터 ‘특가 마케팅 본격화’, ‘고객이 위메프에 체류하는 시간 늘리기’, ‘고객에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등 일명 ‘특가하면 위메프’라는 공식을 만들며  위메프 입지를 다졌다.

게다가 지난해 연간 거래액(GMV)이 전년보다 18.5% 증가한 6조4000억원을 달성한 점도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 14.2%를 넘어선 규모다. 위메프는 6년 전인 2013년 거래액 7000억원에서 9배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매년 거래액 앞자리 숫자를 갈아치워 왔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으로 전환한 이후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이 14.3% 증가한 점도 교체설을 일축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같은 교체설과 관련해 위메프 측은 “최근 이와 관련해 여러번 전화를 받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런 설이 왜 도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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