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새롭게 써내려간 고전명작의 힘..뮤지컬 '시라노' 돌아왔다

이슬기 기자 승인 2019.08.22 19:47 | 최종 수정 2021.08.02 08:45 의견 0
뮤지컬 '시라노'의 배우 류정한, 조형균, 이규형, 최재웅 (왼쪽부터) (자료=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원작자 프랭크 와일드혼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초연 때로 새로 각색한 부분이 많지만 이번에도 많은 부분에서 수정이 필요했다."

뮤지컬 계를 주름잡는 스타에서 프로듀서의 변신이 녹록치는 않다. 하지만 류정한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시라노'를 뜯어 고쳤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완성도 높은 무대로 관객을 만나겠다는 의지. 물론 원작자이자 친구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넓은 이해가 있어 가능했다.

22일 오후 3시 서울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뮤지컬 '시라노'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2년 만에 돌아온 재연 무대. 류정한이 또 한 번 프로듀서로 나섰고 새로운 캐스팅이 합류해 기대를 끌어올린 작품이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김동연 연출까지 합세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예고했다.

현장에서 김동연 연출은 재연에 앞서 무엇보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이 한 여성 록산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스토리의 중심인 만큼 록산 캐릭터의 개연성과 설득력, 공감대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두 남자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더욱 깊은 의미의 아름다움을 고민했다.

또한 "음악적인 분위기와 장면에 맞는 드라마를 현대 뮤지컬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을 고민했고 캐릭터와 장면의 개연성을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류정한은 "고전이지만 현대 사회와 다를 것 없는 이야기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정의와 용기, 외로움에 대한 복합적인 메시지가 함께한다"며 "10년, 2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공감할 수 있을 이야기"라고 전했다. 물론 무대에 있어서도 초연 때 부족하다 느낀 공간을 살리기 위해 회전 무대를 사용하는 등 변화를 줬다.

뮤지컬 '시라노'의 배우 김용한, 나하나, 박지연, 송원근 (왼쪽부터) (자료=이슬기 기자)

뮤지컬 '시라노'는 세계적으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의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1897)’을 원작으로 한다.

뛰어난 검객이면서 아름다운 시를 쓰는 언어의 마술사이자 로맨티스트이지만 크고 볼품없는 코에 대한 콤플렉스로 사랑하는 여인 앞에 나서지 못하는 시라노와 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록산, 빼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서툰 말솜씨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크리스티앙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는다.

시라노 역에는 류정한을 비롯해 최재웅, 이규형, 조형균이 열연한다. 최재웅은 "훌륭한 원작이 있다는 점이 공연에 도움이 됐다"며 "훌륭한 재료가 있었고 가이드라인이 있었고 대본 자체도 탄탄해 걱정 없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규형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믿고 따를 수 있는 분들이 많아 해내고 있다"며 "다른 매체에서도 열심히 활동하지만 무대는 언제나 돌아오고 싶고 쾌감을 주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형균은 "초연과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부담이 없지 않지만 똘똘 뭉쳐서 공연하고 있다. 아직 시작하는 시기지만 '시라노' 팀의 팀워크 만은 자부할 수 있다"며 웃었다.

록산 역에는 박지연, 나하나가 캐스팅됐다. 크리스티앙 역에는 송원근, 김용한이 새롭게 합류했다. 나하나는 "공연을 하면서 록산은 사랑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시란호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자라나는 그를 잘 따라가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원근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순수하면서도 남자다운 모습, 살고 싶은 삶을 밀어부치는 모습을 잘 그려보겠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재치 있는 대사, 섬세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의 넘버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뮤지컬 '시라노'는 10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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