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로나 불구 2Q 반도체 선전..3Q 긍정론도 확대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6.14 09:40 의견 0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2분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시기와 올해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면 시장 확산과 반도체 수요 증가로 2분기 들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 시장 전망도 희망적이라는 예상이 늘고 있다. 

■전자업계 타격 불구..반도체, 나홀로 호황

2분기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시기다. 코로나 여파로 TV나 스마트폰 판매가 급감해 전자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은 예외다. 스마트폰 판매는 감소했지만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비대면 수요 증가로 서버·PC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지난 4, 5월 한국 수출이 두 달 연속 20%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지난 5월 반도체 수출은 7.1% 증가했다. 특히 품목별로 1년 이상 역성장하던 D램(RAM) 수출은 지난해 대비 17%나 성장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이번달 1일부터 10일까지 반도체 부문 수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22.6%가 늘었다. 올해 조업일수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이를 감안해도 높은 성장세다.

이 같은 상황으로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양대 반도체 제조업체의 2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서버와 PC 수요 호조로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을 18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4000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이전 분기 3조9900억원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5조1800억원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6376억원)나 올해 1분기(8003억원)와 비교해 2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자료=SK하이닉스)

■3분기 예상, 엇갈림 속 긍정론 힘실려

3분기 반도체 시장 전망은 엇갈리는 편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3분기에 재고 증가에 따른 수요 감소와 메모리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D램 현물가격 하락을 선행지표로 꼽는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초 3.63달러였던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2.969달러로 고정거래가격을 밑돌고 있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대부분 고정가격으로 거래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현물가격과 고정가격은 몇달간 시차를 두고 수렴한다.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폭도 지난 4월의 경우 전월 대비 11.9%에 달했으나 지난달엔 1% 미만으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것도 부정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비대면 특수가 줄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혼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에는 코로나 사태로 상반기에 극히 부진했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수요가 점차 개선되면서 3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늘고 있다.

KB증권은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우려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며 "3분기 반도체 가격도 서버 D램과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증가로 시장 조사기관의 가격 하락 전망과 달리 전분기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반도체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들어 서버 수요 감소에 따른 D램 가격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모바일과 PC 판매가 늘어 D램 가격 급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서버 업체들이 메모리 재고도 6∼7주 수준으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분기 이후 모바일 판매 확대를 위해 기업들이 대대적인 판촉을 벌일 것"이라며 "모바일 판매 실적이 개선되고 코로나 수혜주인 PC 등의 판매도 계속 증가한다면 하반기 반도체 시장도 예상보다 선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변수도 있다. 심화하는 미·중 무역분쟁 속에 일본 전범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에 따른 갈등으로 일본의 경제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우려되는 부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리스크들이 당장 국내 기업들의 경영실적에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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