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2910만원이 웬말"..둔촌주공재건축조합, 분양방식 놓고 내부 갈등 심화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6.09 10:46 | 최종 수정 2020.06.09 13:52 의견 1
지난 8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원들이 조합 대의원회의가 열리는 공사 현장 인근에서 낮은 분양가 책정에 항의하고 있다. (자료=이혜선 기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동대문구 용두동 분양가가 2745만원입니다. 공시지가가 2배인 둔촌주공 분양가가 2910만원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분양 방식을 놓고 조합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선분양 시 3.3㎡당 일반분양가 2910만원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대로 분양을 진행한다면 조합원 개인당 1억2000만원가량의 추가 분담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2751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조합원들은 공사비 493만원과 이사비용, 이자비 등을 고려하면 기존 조합원이 일반분양자보다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합은 전날 관리처분계획 변경과 예산안 수립 등을 주요 안건으로 긴급 소집한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대의원회가 열린 장소에는 낮은 분양가 책정과 분양방식에 반대하는 조합원 수십명이 몰리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반분양가 산정에 대해서는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분양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에는 참석 대의원(서면 포함) 96명 가운데 59명이 찬성, 4명이 반대, 33명이 기권·무효표를 던졌다.

조합이 민간 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 2020년 9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선분양하는 경우  예상 일반분양가는 3.3㎡당 3561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용역 결과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적용해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비대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에도 선분양 또는 후분양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선분양하더라도 허그가 책정한 일반분양가로 분양하는 것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에게 분양가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묻고 해임을 추진 중이다.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2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조합장 해임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둔촌주공 전체 조합원은 6000여명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다음달 9일 단지 내 공원 부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HUG가 책정한 일반분양가로 선분양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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