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드는' 대졸 취준생..기업들, 줄줄이 신규채용 하향조정 '고용증발'

김성원 기자 승인 2019.08.19 11:25 의견 0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올 하반기 대졸 신입 일자리의 감소 폭이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심각할 전망이라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를 의미하는 조사 대상 상장기업들은 평균 채용 신입사원수를 지난해보다 20명이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기업은 채용계획ㆍ채용규모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기업 10곳 중 1곳은 신입사원을 단 한 명도 채용 안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의 평균 채용인원은 2년 연속 ‘반 토막’ 나면서 '고용 증발' 수준이라는 분석마저 제기됐다.

대기업 채용계획 11.9% 줄어..10곳중 1곳 "1명도 안 뽑는다" 

19일 인크루트가 222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에 상장사 699개사의 66.8%는 채용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총 4만 4821명이다. 이는 전년 하반기보다 5.8%포인트 줄어든 수치로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도 11.2%에 달했다.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을 뽑겠다’고 확정한 상장사는 66.8%로 이는 지난해 67.1%와 매우 근접한 수치이다. ▲’대졸 신입을 뽑지 않겠다’고 밝힌 기업도 11.2%에 달한다. 기업 10곳 중 1곳꼴로 신입사원을 단 한 명도 채용 안 할 계획인 것. 나머지 22.0%는 아직 채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채용 미정’ 이었던 기업 비율이 26.2%에서 올해 22.0%로 4.2%포인트 줄었고 반대로 ▲‘채용을 안 하겠다’ 기업은 6.7%에서 11.2%로 4.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즉 ‘채용 미정’ 이었던 기업이 ‘채용 안 함’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며 전체 채용계획의 소폭 감소를 견인한 것. 

채용 계획은 기업 규모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91.1%로 역대급 채용계획을 세웠던 대기업의 경우 올해 79.2%로 1년 새 11.9%포인트나 감소했다. 2017년 66.3%에서 지난해 24.8%포인트 오른 채용계획을 보이며 하반기 취업의 견인차 구실을 해왔던 만큼 대기업의 올해 채용계획 축소는 고용시장에 적신호를 켰다. 

2년연속 채용 규모 늘려온 대기업, 올해는 마이너스로 전환

지난해 하반기 4만 4648명의 채용을 예고했던 ▲대기업은 올해 4만 2836명으로 그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1년 새 줄어든 채용인원의 비율은 4.1%포인트에 이른다. 2016년 이후 2년 연속 채용규모를 늘려왔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세운 것이다. 더욱이 대기업만 유일하게 채용계획에 이어 채용규모까지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앞서 대기업 채용계획 감소에 따른 적신호에 이어 올 하반기 채용상황이 우려되는 두 번째 지점이다

올해 전체 채용 규모 중 기업별 구성비는 ▲대기업이 95.6% ▲중견기업 3.1% ▲중소기업 1.3% 순이다. 전체 일자리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하반기 대기업 발(發) 마이너스 채용계획이 더욱 우려된다.

리크루트는 "결국 채용을 확정한 기업 비율은 전년수준이지만 실제 채용 인원이 줄어들어 올 하반기 취업 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견기업 21.7%P 줄여.. 중소기업은 48.6%P 급감 '반토막' 

채용시장에서 대기업이 '기침'했다면 중견·중소는 '골병'든 꼴이다. 이들의 하반기 채용규모 역시 전년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간 것인데, 문제는 이 하락세가 전례 없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하반기 ▲중견과 ▲중소의 예정 채용규모는 각 1393명(지난해 1780명)과 592명(지난해 1152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중견기업은 21.7%포인트, 중소기업은 무려 48.6%포인트로 절반이 감소했다.

리크류트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고용쇼크’를 넘어선 ‘고용증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 변수들과 부딪히면서 채용규모를 극단적으로 줄인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채용 인원을 분석해보면 보다 정확한 실체가 파악된다. 기업 1곳당 평균적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수(기업별 채용인원을 참여기업수로 나눈 값)는 ▲2018년 하반기 ‘83.3명’에서 △올해 ‘64.1명’으로 1년새 약 20명 가량이 증발했다. 특히 2년 연속 그 채용규모가 하락에 하락을 거듭한 중소기업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하반기 1곳 당 채용인원이 평균 5.7명에서 올해는 4명이 줄어든 평균 1.7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채용규모가 일제히 줄어들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증발 수준으로 급감하며 결국 하반기 채용 문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직자 입장에서는 체계적인 구직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조사기간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7일간이다. 조사대상은 상장사 2221곳으로 그 가운데 총 699곳이 조사에 응했다. ▲대기업 186곳 ▲중견기업 164곳 ▲중소기업 349곳이 포함됐다. 1대1 전화 조사로 응답률을 높였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