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문 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다짐

이혜선 기자 승인 2019.08.15 14:54 의견 0
1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향한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독립 선열들과 유공자,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 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라며 "7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제조 강국, 세계 6대 수출 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됐다. 국민 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이루지 못했다"며 경제 강국과 교량 국가, 평화 경제를 목표로 제시했다.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란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는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중소 기업과 노사의 상생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며 "과학자와 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면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량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우리 경제를 지켜내고자 의지를 모의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 높은 국민의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부터 시작해 한반도 전체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확장하는 '사람중심 상생번영의 평화공동체'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아세안·메콩 국가들과 획기적인 관계발전의 이정표로 제시했다. "남과 북 사이 끊긴 철도와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면서 "아시아공동체는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평화경제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며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같이해 주길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광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일전쟁과 러일 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됐다는 것이다.

이에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남강 이승훈 선생의 '나는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는 말을 인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한반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경축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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