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FT아일랜드 송승현 “4년간 연기 목말라..‘여도’는 성장하는 시간”

이슬기 기자 승인 2018.02.02 10:08 | 최종 수정 2021.08.02 08: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데뷔 10년 만의 첫 연극 도전이다. 음악 방송과 뮤지컬, 웹드라마 등으로 인사를 건넨 적은 있지만 정통 연극은 처음이다. 연극 만의 톤을 찾고 배우느라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것 같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함께한다. 연극 ‘여도’에서 단종의 죽음을 밝히려는 왕자 이성을 연기하는 배우 송승현(FT아일랜드)을 만났다.

‘여도’는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의 역사에 허구를 더한 작품이다. 단종을 사랑한 허구의 인물 혜빈 정씨를 등장시켜 세조의 진심과 이성 출생의 비밀 등을 이야기한다. 송승현은 주인공 이성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 간다. 극의 흐름을 쥐고 있으며 모든 캐릭터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다.

송승현은 처음 ‘여도’ 제안을 받고 스스로 캐릭터를 선택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성의 대사는 훨씬 많았고 당연히 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어렵다고 겁을 내기보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란 생각이 앞섰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게 두렵지는 않아요. 제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니까요. 조승우, 엄기준 선배님들을 보면 많은 장르에서 연기하고 계시잖아요. 발톱 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힘을 내고 있어요.(웃음) 또 제가 뮤지컬은 했는데 연극은 처음이잖아요. 대사에 힘을 주는 스타일도 다르고 톤도 다르고, 움직임에도 차이가 있었죠. 어렵지만 그만큼 즐거워요.”

‘여도’를 만나기까지 송승현은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2년 전 웹드라마를 찍었지만 무대는 4년 만이다. 그동안 그는 연기를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연기하는 친구들과 영상을 찍었다. ‘여도’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연기만으로 승부를 겨뤄야 하는 작품을 만난 것이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다.

“일단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연극은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하고 싶었죠. 관객과 함께하는 감정의 소통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연기에 흠집이 없는 배우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막이 오르고 난 후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조금 적응이 된 거 같지만 여전히 긴장은 된다”고 토로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어서 부담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친 척 행동하는 이성의 광증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대 위 배우들에게는 진짜 미친사람처럼 보여야 하고 객석에는 정말 미친 게 아니라는 호흡을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성의 광증에 보내오는 관객들의 반응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금은 이성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날이 갈수록 이성의 삶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는 것. 송승현은 “이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하고 행동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사랑하는 여인을 속이면서도 미친 척을 하고 진실을 찾으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성은 믿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하루하루 이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승현은 거듭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면 할수록 연기가 재미있다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 다른 배움이 있으리란 기대로 소극장 연극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고 단편영화도 찍어보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김윤석 선배님, 하정우 선배님, 이병헌 선배님 등을 보면 꾸준히 연기를 공부하고 계시잖아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감탄할 만한 연기를 보여주시면서도 배움을 놓치지 않는다는 게.”

그는 4년간 연기를 쉬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무엇이든지 때가 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목숨 걸고 잡아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여도’라는 기회가 찾아왔고 “기본적인 호흡을 많이 배워 갈고 닦을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깨지는 건 당연하다. 넘어져도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송승현은 “그런 가르침을 주실 선생님들을 많이 뵙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는 서른다섯도 시작이래요. 전 신생아 수준이죠. 지금은 기본적인 것을 잘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열정은 당연한 거고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기초적인 신념과 가치 들을 배우고 품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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