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개헌 드라이브 '일단 멈춤'.. 4석 모자라 일본 민심 반영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유지될 듯

김성원 기자 승인 2019.07.22 10:04 의견 0
지난 21일 제 25회 참의원 선거 투표 결과,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71석을 차지했다. 일부 야당과 무소속까지 포함한 이른바 개헌 지지세력은 개헌 발의선에 4석 못 미치는 81석에 그쳤다.(자료=TV아사히)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일본 아베 총리의 '전쟁 가능 국가'를 위한 평화 헌법 개헌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이를 위한 개헌 발의선 의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한국을 무역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절차는 이번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2일 NHK와 아사히신문,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표된 제 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보수 성향 일본유신회, 여당계 무소속 의원 등 개헌 세력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인 85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투표 결과,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합쳐 63을 확보하면 과반이 되는데 개표 결과 이보다 8석 많은 71석을 차지했다.

또 자민당과 공명당에 개헌지지 의사를 밝힌 일부 야당과 무소속까지 포함해 85석을 확보하면 3분의 2를 넘게 된다. 하지만 이른바 개헌 지지세력은 81석에 그쳐 3분의 2 의석에 4석 못 미쳤다.

■"선거기간 개헌에 대해 쟁점으로서 덜 무르익었다"

본의 개헌은 상원 격인 참의원과 하원 격인 중의원 양쪽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중의원에서는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상황이고, 참의원에서는 이번에 85석을 확보해야 3분의 2인 164석이 되는데, 81석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일본 전후 역사상 처음으로 개헌을 달성해 2020년을 개정 헌법을 시행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야심은 일단 중지된 상황이다. 전까지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은 자민당은 지난 2017년 5월 평화헌법 조항인 헌법 9조(전력과 교전권 보유 금지)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내놓고, 의욕적인 행보를 거듭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노골적으로 개헌을 쟁점하는 데 분주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 73곳에서 거리 유세를 했는데, 개헌 얘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0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실시된 마지막 연설에서도 그는 "헌법(개정)을 논의할지, 거부할지 결정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전례 없이 개헌에 힘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개헌 세력이 개헌발의선 확보를 못 한 만큼, 아베 총리의 개헌 드라이브는 힘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서는 개헌 추진에 대해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이 정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개헌에 대해 "쟁점으로서 덜 무르익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이 개헌 추진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개헌 추진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4∼5일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개헌은 응답자들이 꼽은 이번 선거의 이슈 중 5번째였다. '연금 등 사회보장'을 꼽은 사람이 37%로 가장 많았고, 개헌(7%)은 '경기와 고용'(19%), '육아 지원'(13%), '외교와 안전보장'(12%) 다음이었다.

교도통신이 이날 출구조사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총리 임기 중 개헌'에 대해 47.5%가 반대해 찬성 의견 40.8%보다 높았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개헌 세력이 개헌발의선을 얻지 못한 것이, 오히려 개헌을 희망하는 보수층을 향후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니혼TV와의 인터뷰에서 "기간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내) 임기 중에 어떻게든 개헌을 실현시키고 싶다"며 여전히 개헌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아베, 개표방송에서 “한국에 3년간 협의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아"

아베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당일 TV아사히 개표방송에 출연해 한·일 갈등을 언급했다.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또 “한일 청구권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전후 태세를 만들면서 서로 협력하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구축하자는 협정”이라며 “이런 협정에 대해 위반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결코 보복적인 조치가 아니다. 안전보장과 관련된 무역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3년간 무역 관리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 한국 측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