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상수지 64.1억달러 흑자..코로나19로 해외지출 줄고 반도체 호황으로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4.07 10:40 | 최종 수정 2020.04.07 11:00 의견 0
부산항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월 경상수지가 되레 늘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지출이 줄어든 데다 반대로 반도체 수출을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7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1000만 달러(약 7조 8394억3000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38억5000만달러, 약 4조7085억5000만원)에 비해 25억6000만 달러(약 3조1308억8000만원)가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감소해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것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반도체 경기가 호전돼 상품수지 흑자폭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다.  여기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어 조업 일수가 늘어난 것도 경상수지 흑자를 더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65억8000만 달러(약 8조427억3400만원)로 지난해 동기 54억2000만 달러(약 6조6248억6600만원)보다 11억6000만 달러(약 1조4178억6800만원)가 늘었다.

수출은 418억2000만 달러(약 51조956억7600만원)로 4.0% 늘었다. 수입은 352억4000만 달러(약 43조562억3200만원)로 1.3% 늘었지만 수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전체적으로 전년과 달리 설 연휴가 없어 조업일수가 3.5일 늘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3% 늘어난 것이 상품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대중국 수출(통관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수치다. 중국은 지난 1월말부터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다. 춘제(중국 설명절) 연휴 기간을 연장하면서 '셧다운'에 들어갔던 바 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중국 쪽으로는 수출이 많이 줄었지만 미국, 동남아 지역으로는 증가했다"며 "조업일수 증가도 상품수지 흑자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서비스수지는 14억5000만 달러(약 1조7707억4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9000만 달러(약 1099억800만원)가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줄어 여행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출국자 수는 1년 전 262만명에서 지난 2월 105만명으로 무려 60.0%나 급감했다.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수도 120만명에서 69만명으로 43.0%나 감소했다. 상대적으로는 해외 여행객 감소세가 더 뚜렷했다.

문 부장은 "서비스수지는 출국자와 입국자가 모두 급감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밝히며 "다만 출국자 수가 더 많이 줄어 여행수지 자체는 개선됐"고 설명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2억5000만 달러(약 1조5272억50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부터의 배당수입이 증가해 흑자폭이 확대됐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 2월 중 55억 달러(약 6조7199억원)가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0억7000만 달러(약 2조5301억6100만원),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8억3000만 달러(약 1조145억900만원)가 각각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9억3000만 달러(약 1조1367억3900억원)가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 달러(약 1222억3000만원)가 줄었다.

2월 기준 경상흑자는 커졌다. 하지만 이번 달 국내 기업들이 외국인 배당금을 대거 지급할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부장은 "4월에는 배당 지급이 많이 발생하나 현재 객관적인 수치가 없어 단정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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