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결함에 또 고개 숙인 정의선..제네시스 EQ900 화재 가능성 리콜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7.18 14:07 의견 0
제네시스 결함 원인. (자료=국토교통부)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제작 결함이 발견된 현대차 제네시스와 BMW 등 승용차 1만여대가 리콜에 들어간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연구개발(R&D) 조직을 대수술하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하에서 '품질 경영'에 잰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리콜이 더욱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각종 제품 결함으로 미국 등에서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태인데다 국내외를 망라하고 리콜 대상 명단에 현대차(기아차 포함)가 빠지지 않고 있는 데서 소비자 신뢰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가 급전직하하는 데는 미중 무역분쟁 파고 등 글로벌 환경 문제도 있지만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환심을 얻지 못한 것이라는 싸늘할 시선도 존재한다.

국토교통부는 18일 현대차와 BMW코리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에프엠케이에서 제작 또는 수입해 판 12개 차종 1만 813대에 대해 자발적 시정조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HI) 3851대와 G80(DH) 1129대에선 오일 공급관과 호스 연결부 위치 불량으로 오일 미세 누유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품질 개선을 위해 무상수리를 실시했지만 추가 조사 결과 운행시 과다 누유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 명령을 받았다.

대상 차량은 원래 8784대에 이르지만 이미 조치를 마친 3804대를 제외한 4980대에 대해 오는 19일부터 전용서비스센터에서 무상 부품 교체가 이뤄진다.

올해 발표된 현대차 제품 관련 리콜은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5월 국토부는 2018년 2월 3일부터 지난 1월 26일까지 생산된 벨로스터와 2018년 6월 18일부터 지난 2월 21일까지 생산된 벨로스터N 등 총 4642대에서 도어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차량들에서 안전기준보다 가혹조건으로 운전석 측면 고속 충돌 시 운전석 도어 열림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이번 벨레스터 리콜은 지난 북미 수출 2만여대 리콜, 지난 4월 중국에서 6000여대 리콜에 이은 세 번째였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 안전기준이 초과된 그랜드스타렉스 5만4161대가 리콜 조치된 바 있다. 그랜드스타렉스 웨건 이 최고속도제한장치(ECU)의 최고속도가 시속 110.4㎞로 제한기준(시속 110㎞)을 초과한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의 엔진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15∼2017년 세타2 엔진 리콜 때 현대차 품질을 총괄한 부회장급 임원을 소환 조사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점도 햔대차에는 부담이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소음과 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2015년 9월 미국에서 47만대를 리콜했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이미 2015년 8월부터 세타2 리콜 방식·규모 등에 문제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후 결함 은폐 의혹이 외부로 불거지면서 현대차는 2017년 3월 미국에서 119만대를 추가 리콜한다.

현대차는 동일한 엔진이 장착된 국내 차량의 경우 문제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일어난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미국 2차 리콜 이후인 2017년 4월이야 그랜저HG·YF쏘나타·K5·K7 등 17만대를 리콜했다.

문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숱하게 고객 눈높이에 맞는 '품질 경영'을 앞세우고 있지만 현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 칼라일 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고객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며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하자로 인한 리콜 소식이 현대차가 지향하는 '품질 경영'에 걸맞느냐는 자조 섞이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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