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그 뜨거운 눈물!..소방관의 삶 담은 연극 ‘골든타임’

이슬기 기자 승인 2018.01.30 16:3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지난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에서 소방관들도 친인척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소방서에 따르면 한 소방관은 친할머니를 잃었다. 다른 소방관은 처형을 저 세상으로 보냈다. 두 사람은 모두 당시 화재 현장에서 진화작업에도 참여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실제 이야기.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시간을 살아가는 오늘날 소방관들의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 중 하나는 소방관 처우 개선에 대한 것이다.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과 처우 개선을 두고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여러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방관들의 순직과 부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열악한 처우와 부족한 인력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연극 ‘골든타임’은 소방관의 삶을 무대에 올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골든타임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을 뜻한다. KBS 코미디언극회가 후원한다. 119 현장 출동의 기록을 담았다. 소방관이라는 이름의 영웅이 아닌 한 사람, 개인의 삶을 그려낸다.

극은 대한민국의 어느 소방서를 배경으로 한다. 소방대장 동일과 그를 따르는 대원들을 중심으로 한 식구처럼 어울려 지내는 대원들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백화점 화재 사고가 발생한다. 소방대장과 대원들은 가족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코미디언 극회의 작품인 덕에 극은 시종일관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개그콘서트에서 볼 법한 콩트의 연속으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준다. 진지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에게는 음악과 춤, 개그가 가득 찬 구성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기쁨이 있어 슬픔이 배가 되듯. ‘골든타임’은 한없이 즐거운 삶을 살던 이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내 지독한 현실을 보여준다. 사고가 발생하자 분위기는 바뀌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이 극장을 채운다. 언제든지 우리 곁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묵직한 공감을 끌어낸다.

최근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소방관 1만8500명을 순차적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올해는 4000명을 우선 보강한다. 현장 대응조직 표준안을 마련해 소방관서별로 다른 조직명을 통일하는 등 시스템도 일원화한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소방관 치료와 복지시설도 확대한다.  

하지만 타인을 위해 거침없이 불길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안전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소방관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겨볼 시간. 뜨거운 불길이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도 책임감과 인간애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오는 2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