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국 내 200여 오프라인 점포 연내 폐쇄"..신동빈 회장 닛케이 인터뷰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3.05 15:54 의견 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롯데그룹)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성공 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내 대형 슈퍼나 드러그 스토어, 백화점 중 20%에 해당하는 채산성 없는 200개 점포를 연내에 폐쇄하는 것이 목표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20%, 전문점은 591개 가운데 가전양판점·드러그스토어 등 20%가 대상이다. 백화점은 71개 매장 중 채산성이 없는 2개 점포를 닫는다.

닛케이는 롯데의 기둥은 국내 유통사업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한국의 소비가 장기 침체, 인터넷 쇼핑몰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그룹의 핵심을 담당하는 롯데 쇼핑의 영업 이익이 지난 5년 동안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타개책으로 인터넷 사업 강화를 내세웠다. 신 회장은 "(여러 자회사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회사의 40%의 경영자를 젊은 층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디지털화와 입으로 말해도 과거의 점포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 2월부터는 여러 자회사가 별도로 진행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일원화한 새로운 서비스 '롯데 온'을 일부 시작했다. 백화점이나 슈퍼, 가전 양판점 등 롯데 그룹이 취급하는 모든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향후 서비스를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

디지털화를 추진해 현재 1만곳 이상의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매출 신장을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가속화한다.

많은 기업이 유사한 전략을 실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신 회장은 "경영진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한국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이상의 속도로 진행 중이라며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신 회장은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 쪽으로 가야 한다"며 호텔 사업과 화학 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호텔 사업은 6월 미국 시애틀에서 고급 호텔을 열고 몇 년 내로 영국과 도쿄에서도 신규 개업한다. M&A를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할 계획이다.

석유 화학 분야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셰일 가스를 활용한 에틸렌 공장에 새로 10억달러(약 1조1821억원)를 투자해 생산량을 40% 증가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조정에 나선다는 롯데그룹이 주력인 유통 사업에서는 인터넷과의 융합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호텔·석유 화학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등 유통이 주축인 롯데 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신 회장이 목표로 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벌 총수로서의 능력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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