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3자 연합군, 노조 비난 이어 김치훈 이사후보도 사퇴..경영권 분쟁 새국면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18 10:41 의견 0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자 연합의 이사 후보에서 사퇴하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자료=한진그룹)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우군 중 1명인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이사 후보에서 사퇴할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진그룹 내 노조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을 비난했다. 여기에 조현아 전 부사장의 3자 연합 이사 후보 중 1명인 김치훈 전 상무까지 이탈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전 부사장 측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지에 놓이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상무는 지난 17일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서신을 보내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신을 통해 김 전 상무는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3자 연합 대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3자 동맹이 허울 좋은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고 비난했다.  

김치훈 전 상무는 지난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상무와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지냈다. 2006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을 지내며 국내 14개 공항을 총괄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이후 곧바로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사실상 대한항공에서 임원을 한 경험이 없다. 한국공항에서도 램프 지상조업 등의 사업을 담당했다. 비상근 1년을 제외하면 2014년 1월까지 한국공항에서 근무하고 퇴직해 이미 항공업계를 떠난 지 6년이 넘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상무가 항공 경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해 한진칼 사내이사로 추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OB임원회의 원로들이 김 전 상무에게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안다"며 "본인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며 사퇴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자 연합 측은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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