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국적 항공사 지난해 성적 '저조'..올해 상반기에도 부진 이어질 듯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2.13 16:54 의견 0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고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자료=대한항공)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고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 12조3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2909억원으로 56.4%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570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 폭을 확대했다.

여객 사업에서는 일본 불매운동·홍콩 정세 불안 등 외부 악재와 환율·유가 상승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대처로 수송 실적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지만 화물 사업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으로 수송 실적이 9.8%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이 5조9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68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6727억원으로 적자 폭을 늘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한일 갈등·LCC 공급 과잉 등에 따른 국내 항공사 전반 여객 수익성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물 경기둔화 지속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이 외에도 환율 상승에 다른 외화비용 증가,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정비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고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자료=아시아나항공)

올해 상반기에도 양대 항공사의 실적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의 1월 여객 수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691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홍콩행 여객 수요가 여전히 부진했고 월말로 갈수록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노선 여객 수요가 급격히 악화됐다.

대한항공은 운항 중이던 중국(본토) 노선 30개 가운데 인천~베이징 등 20개 운항을 잠정 중단했으며 인천~광저우 등 8개 노선의 운항을 감편했다.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여객 매출 비중은 12% 정도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월 한달간 연차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잔여 연차 휴가가 21일 이상 누적된 객실 승무원에게 우선적으로 연차 휴가 신청을 공지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300명을 선정해 3월 한달간 휴가를 줄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중국 노선 감축으로 여유 인원이 생긴 것도 있지만 주목적은 연차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김포~베이징 등 12개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인천~광저우 등 12개 노선은 감편했다. 전체 운항 편수는 종전 주 204회에서 57회로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국내 정규직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 희망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는 오는 15일에서 29일까지 2주가량 쉬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에도 희망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월 희망휴직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중국노선 중단 혹은 대규모 감편을 실시함과 동시에 동남아 혹은 일본 노선으로 대체를 추진 중이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해외 여행수요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2월 여객 수송 급감이 우려된다"며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수요의 즉시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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