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LG전자 스마트폰..작년 한해 영업손실만 1조 넘어, 19분기 연속적자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1.30 16:20 의견 2
30일 LG전자의 지난 해 연간 영업 손실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LG 트윈 타워스. (자료=LG전자)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연간 영업 손실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매출이 1조 3208억원이고 영업손실은 3322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무려 19분기 연속 적자다. 심지어 4분기 적자폭은 당초 증권가의 예측치보다 1000억원 정도 더 많은 규모다. 연간 종합적으로 감안해도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이 더욱 크게 심화된 상태다.

지난 2019년 MC사업본부 누적 매출은 5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7조9800억원보다는 약 2조원 줄었다. 누적 적자는 1조100억원으로 2018년 7890억원보다 2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가 첫 손에 꼽힌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900만대 수준이라며 지난 2018년보다 28%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는 지난해 5G 스마트폰 'V50 씽큐'와 'V50S 씽큐'는 물론 새 폼팩터인 탈착형 디스플레이 '듀얼 스크린'까지 선보였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해외 출하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업체와 삼성전자에 밀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해 매출이 줄었다"고 언급하며 "매출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연말 유통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5G 도입 본격화를 계기로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애플 역시 올해 5G를 지원하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5G 라인업을 강화중이고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업체들 역시 5G 중저가폰을 양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5G 시장 확대에 발맞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5G 모델을 국가별 상황에 맞춰 적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급형 제품에 대해서는 "ODM(제조자개발방식)을 적극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에도 듀얼 스크린을 채택할 방침이다. 주력 시장인 한국과 북미는 물론 5G 시장이 개화하는 일본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V60 씽큐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을 통해 공개하고 3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김준환 연구원은 "비용 효율화를 통한 손익개선 효과는 더딘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량의 역성장은 지속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개선이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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