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들 노조가입 안내 이메일 일괄 삭제해 논란..노조 반발 야기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1.30 08:08 | 최종 수정 2020.01.30 16:26 의견 1
삼성전자가 지난 29일 오전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함으로 발송된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을 모두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삼성전자가 직원들이 노동조합으로부터 받은 가입 안내 이메일을 일괄적으로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오전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함으로 발송된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을 모두 삭제했다. 해당 이메일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사규에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통신망을 업무 외적인 용도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내용이 있어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해당 이메일 내용은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인  'H사(SK하이닉스 추정)'와의 복지 혜택을 비교한 것으로 비교표와 함께 "우리에게도 노조가 있습니다. 힘이 생기도록 가입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사실은 SNS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졌다. 사측이 이메일을 삭제한 직후 블라인드에는 노조 메일 삭제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이메일이 지워졌다는 내용을 포함한 댓글이 여러건 달렸다.

삼성전자 노조 진윤석 위원장은 "새벽께 보낸 메일이 점심께 삭제됐다"고 밝히며 "회사는 업무 메일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노조 관련 사안을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에 따르면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노조는 지난 6일에도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사 측에 의해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지난 22일 사측에 항의 공문 보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메일을 보낼 계획"이라며 "여러 수단을 통해 단호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안내 이메일을 보낸 제4노조는 삼성전자에서 처음 상급단체에 가입한 노조다. 지난 2019년 11월 공식 출범한 바 있다.

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 노조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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