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옥포조선소 출입문 봉쇄..현대중, 두 번째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도 무산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6.12 14:55 의견 0
대우조선해양노조의 정문 봉쇄 '실력 저지'로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두 번째 진입 시도도 무산돼 실사단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자료=대우조선해양노조)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또 무산됐다.

노조는 지난 3일에 이어 12일 추진 중인 실사단의 2차 현장실사를 정문에서 저지하는 '실력 행사'를 벌여 실사단을 돌려보냈다.

애초 예고한 현장실사 마감일이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서로 대체하거나 실사 기간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철 현대중공업 부사장(CFO·최고재무관리자), 강영 전무 등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1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쯤 경남 거제시로 내려와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 중인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와 대화를 시도했다.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실사를 시도하다 노조 반발로 물러난 지 10일 만이다.

실사단은 거제 도착에 앞서 대우조선 임원진, 산업은행과 함께 옥포조선소 인근 애드미럴 호텔에서 4자 간담회를 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매각철회가 없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실사단은 결국 호텔에서 박두선 옥포조선소장, 최용석 지원본부장 등 대우조선 경영진과 간담회만 하고 정오를 조금 넘겨 철수했다. 옥포조선소 입구에서 야드 진입을 시도했던 지난 3일 1차 시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간담회 후 곧바로 서울로 떠났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를 막기 위해 경남 거제시 옥포동 대우조선해양 정문 등 출입구 6곳을 노조원 200여 명을 동원해 봉쇄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호텔에 도착하자 입구에서 “실사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왜 이렇게 강행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나. 거제시 입장은 그냥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노조를 옹호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앞으로의 대우조선 인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실사 시간을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2주간으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실사를 하지 않고 인수 절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현장실사는 핵심 절차이지만 꼭 필요한 법적절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실사를 하지 않더라도 인수 절차에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때문에 지난 4월부터 2달 동안 진행한 문서실사로 현장실사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합병 이후 '화확적 결합'을 위해 노조를 자극하는 것은 자제하자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된다.

강영 실사단장은 "지난번 현장실사를 하려고 할 때 노조에 문전박대를 당해 다시 왔다. 현장실사를 하기 위해 내려왔고 계속 시도하겠다"며 "실사 기간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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