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의 눈물..'브렉시트 벽' 못 넘고 사퇴 발표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5.25 14:38 | 최종 수정 2019.05.30 13:55 의견 0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의 벽을 넘지 못해 24일(현지시간) 눈물의 사임 발표를 하고 있다. (자료=MBC 뉴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철의 여인'을 꿈꿨지만 높은 현실정치의 벽을 절감한 채 20년 정치 인생을 종료하게 됐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2016년 7월14일 보수당 대표 겸 총리직에 오른 지 2년10개월여 만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총리관저 앞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는 6월 7일 보수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며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던 자리에서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취임 당시만 해도 브렉시트를 질서 있게 인도할 '준비된 구원투수'로 인식됐다. 브렉시트 법안이 불과 3.8%포인트 차로 국민투표를 통과할 만큼 영국 내 찬반 여론이 비등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영국 국민은 준비된 지도자인 메이 총리에게 큰 기대를 했다.

회견 내내 울먹임을 감추지 못하던 메이 총리는 사퇴 회견문 마지막 줄을 읽고는 끝내 눈물을 터뜨리며 서둘러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메이 총리는 총리직에 올라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2017년 3월 29일 리스본 조약 50조에 의거해 EU 탈퇴의사를 공식통보하면서 브렉시트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EU와 2018년 11월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 합의안은 영국 의회에서 세 차례나 부결되며 브렉시트 일정도 당초 3월에서 10월로 미뤄졌다.

EU와의 재협상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고 여야로부터 사퇴 압박에 시달린 메이 총리는 당규를 고쳐서라도 불신임 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여당 내 강경파에 밀려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다음달 7일 공식적 사퇴하지만 보수당이 새로운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보수당은 경선을 치러 7월 말까지 메이 총리의 후임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힌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존슨 전 장관은 메이 총리가 가져온 합의안을 비판하면서 EU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강경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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