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무모한 고수가 되자..견자단 무술에 빠진 학생의 '대한민국 난투극'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5.23 06:26 의견 0
연극 '대한민국 난투극' 공연 장면 김바다(왼쪽), 윤성원 사진(자료=Yangdongmin)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민국아 너는 꼭 고수가 돼."

배우 윤성원이 대한(윤성원 분)은 결국 현실 앞에 굴복하지만 민국(김바다 분)만은 꿈을 꾸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일도 있다. '대한민국 난투극'은 현실 앞에 좌절하는 청년 대한과 중국의 무술 견자단에 푹 빠진 18살 학생 민국을 통해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33살 무직. 공무원 시험 준비만 4년째. "정신 차리고 보니까 시간은 흘렀더라"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거만 버티고 있는 게 참 힘들다"는 대한의 말 한마디와 행동은 보는 이의 공감을 일으키기도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반면 민국은 "믿음이 부족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하며 그런 대한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치열하고 처절한 두 사람의 모습은 이 시대 힘든 청년들의 자화상과 같았다. 동시에 작품은 꿈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무림의 고수와 다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변신. 대한의 어머니이자 교사 역으로 180도 다른 역할을 소화해낸 이새롬과 대한이 알바하는 노래방 손님, 사이드미러가 망가진 차주 주인, 경찰까지 활약한 김방언의 유머러스한 대사와 표정은 극의 웃음을 더했다. 

액션활극답게 실제로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액션 합도 좋다. 극 중에서 무술을 좋아하는 공통점을 지난 대한과 민국을 연기하는 윤성원과 김바다는 실제로 많은 액션을 선보이는데 둘의 호흡은 생동감 넘쳤다. 그야말로 중국의 유명 무술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연극 '대한민국 난투극' 공연 장면 사진(자료=Yangdongmin)

'대한민국 난투극'은 제40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창작하는 집단 LAS(라스) 이기쁨 연출의 자전적 경험과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냈다.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연극제 초청 및 학교순회 사업에 선정되며 관객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난투극을 위해 시작부터 사건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 관객을 이해시킨다. 길에서 운동하던 대한은 실수로 자동차 사이드미러를 망가뜨리고 차주에게 50만원을 줘야 하는 상황. 무직에 돈 한 푼 없는 대한은 노래방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고수를 꿈꾸는 민국은 자신이 하는 무술을 무시하는 친구들에게 강해 보이기 위해 대한에게 필요한 50만원을 빌미로 자작극을 제안한다.

화려한 액선을 빛을 발하는 순간. 작품은 보통의 공연처럼 무대의 앞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석과 별도로 무대 좌·우로 무대석을 설치해 조금 더 가깝게 관객을 만난다.

한국정경신문 인터뷰에서 윤성원은 "무술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수준이 떨어지면 안 됐기 때문에 연기 연습만큼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며 "초연에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민국이랑 함께하는 장면은 조금 힘들다.(웃음) 무대와 가까이 있는 관객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엉뚱한 일들이 벌어지는 인생을 살아가는 대한이처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저를 통해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공감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작품을 통해 무모하지만 꿈은 꾸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액션활극 '대한민국 난투극'은 오는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3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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