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트윈타워 (자료=LG)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그룹이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4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2차전지와 AI 등 신사업 투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재무적 부담 증가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LG그룹, 4조원 자금 조달..회사채·IPO 총동원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 들어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2조9600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1월 전체 회사채 발행량 12조300억원의 약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요 계열사별 조달 규모를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1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LG유플러스와 LG화학이 각각 6000억원, LG헬로비전이 1600억원을 조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당초 8000억원 규모였던 회사채 수요예측에 3조7450억원의 주문이 몰려 발행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이는 투자자들의 LG그룹 계열사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IT 계열사 LG CNS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1조1994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2022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 IPO로 기록됐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자료=LG에너지솔루션)

2차전지·AI 투자 '올인'..재무 부담은 과제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은 주로 신사업 투자에 활용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달한 자금 중 1조1250억원을 북미 시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대응을 위한 합작 법인 설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 기간은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요구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북미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대응을 위한 합작법인의 건물·설비 투자 재원 확충에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미국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등 북미에서만 5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LG CNS는 스마트엔지니어링 사업 확장에 2000억원, 금융·공공 DX 전문회사 인수에 900억원, AI·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인수에 500억원 등 총 6000억원을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 진행한 AX 사업, 프로젝트들이 올해 계속 발표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LG그룹이 제조업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LG CNS 주가 하락에 시장 '시큰둥'..성과 입증이 관건

LG그룹의 공격적인 자금 조달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LG CNS의 IPO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상장 후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다.

27일 오전 11시 기준 LG CNS의 주가는 4만9550원으로 전일 대비 550원(-1.10%) 하락했다. 이는 공모가 6만1900원 대비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과 전반적인 IT 서비스 업종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석유화학, 2차전지 분야 기업들이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전망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재무적 부담 증가라는 과제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특히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이자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 압박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