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감독, 결승전 앞두고 태국 니시노 감독과 극명하게 명암 엇갈려

차상엽 기자 승인 2019.12.09 13:00 의견 0
오는 10일 오후(한국시각)에 열리는 인도네시아와의 SEA게임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자료=베트남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한국정경신문=차상엽 기자] 동남아시아 축구의 숙적 베트남과 베트남의 운명이 엇갈렸다.

잘 알려진대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2 대표팀은 동남아시안(SEA)게임 축구 결승전에 오른 상태다. 베트남은 조별라운드를 4승 1무의 성적으로 통과해 4강에 진출했고 준결승전에서 캄보디아에 4-0의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오는 10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60년만에 SEA게임 우승을 노린다. 남베트남 시절인 1959년 원년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대회 두 번째 정상을 노크하고 있다. 

결승전 상대 인도네시아는 이미 조별라운드에서 베트남이 2-1로 꺾었던 팀이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가진 베트남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에서도 반드시 승리해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까다로운 팀"이라고 전제하며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베트남에게 월드컵 본선은 꿈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2년에 한 번씩 홀수 해에 열리는 SEA게임이나 역시 2년에 한 번씩 짝수 해에 열리는 스즈키컵(아세안 축구협회 챔피언십) 등은 베트남이 현실적으로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하지만 스즈키컵은 숙적 태국이 5차례 우승해 최다 우승을 차지할 동안 베트남은 2번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2018년에 박항서 감독이 10년만에 역사상 두 번째 우승을 선사했다. 여기에 SEA게임은 태국이 무려 16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동안 베트남은 원년인 1959년 우승이 전부다. 그나마도 남베트남 시절이었다. 베트남이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동남아시아의 맹주로 자리잡았음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

반면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이끄는 태국은 이번 SEA게임에서 조기 탈락하며 태국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실제로 니시노 감독은 태국 매체들을 통해 "태국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니시노 감독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정상권으로 이끌자 태국축구협회가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야심차게 영입한 카드다. 특히 태국은 SEA게임 4연패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나시노 감독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번 SEA게임을 통해 박항서 감독과 니시노 감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내친김에 베트남이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박항서 감독의 주가는 더 없이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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