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부문의 스마트화가 기술 선점의 관건"..건설사 잇따른 스마트홈 도입 추세

지혜진 기자 승인 2019.12.05 17:06 | 최종 수정 2019.12.06 08:35 의견 0
삼성물산 래미안 입주예정자들이 ‘래미안 IoT 플랫폼’을 시연하고 있다. (자료=삼성물산)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건설사에 스마트홈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 때문에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스마트홈이 지나치게 설비 측면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건설사가 도입하는 기술인 만큼 건축적인 차원에서 스마트홈을 구현해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의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집안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기술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홈의 핵심은 최적화다. 입주민의 생활 양식을 자동으로 파악하고 말 한마디면 이를 구현해주는 식이다.

GS건설은 대대적으로 스마트홈 기술을 홍보하는 건설사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달 빅데이터 기반 ‘자이 AI 플랫폼’을 선보였다.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주택 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일례로 빅데이터 플랫폼 스페이스 스코프(BigData Platform SPACE SCOPE)를 통해 시스클라인(Sys Clein) 공기청정시스템과 연계해 실내공기 질 최적화를 추천하는 식이다. 엘리베이터 고장 등을 미리 감지할 수도 있다.

GS건설은 원활한 스마트홈 구현을 위해 보완을 강화했다. GS건설 신사업추진실 로그하우스 김영신 상무는 “각각의 디바이스에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서 인증된 디바이스만 홈 시큐리티 시스템에 들어오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모델들이 구글 어시스턴트가 설치된 스마트폰과 구글 홈 스피커를 통해 스마트 홈 기능을 구동하고 있다. (자료=대림산업)

대림산업도 국내 건설사 최초로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발표했다. 음성인식 스피커에 명령하면 조명, 난방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추후에는 집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에너지 사용량 조회 등의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래미안 단지에 ‘래미안 IoT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과 주거 시스템을 결합한 것으로 무선기기와 내부 시스템들을 연동하고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해 입주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스마트홈 기술은 당분간 브랜드 프리미엄을 높이는 기술로 자리할 전망이다. 아직은 기술 구현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스마트홈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모든 건설사가 결국엔 사물인터넷 같은 기술을 도입할 것이다”라면서도 “핵심은 어떻게 하면 낮은 가격에 보급할 수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기술 구현이 더 선행돼야 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격경쟁력을 논할 정도로 기술이 발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의 스마트홈 기술이 건축보다는 설비에 치중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연구원은 "현재 스마트홈은 조명, 미세먼지, 환기 등 설비 차원에 머물러 있는 점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건설사들이 도입하는 시스템인 만큼 건축적인 차원에서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는 "가격경쟁력은 기술이 발전하면 뒤따라오는 것"이라며 결정적인 것은 "건축의 관점에서 스마트홈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 내벽이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거나 외벽이 주변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건축의 비전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사용자의 키에 맞춰 높낮이가 조절되는 세면대나 싱크대를 예로 들 수 있다. 혹은 사용자가 업무를 할 때는 사무실로, 휴식을 취할 때는 침실로 변화하는 로보틱(Robotic) 기술이 적용된 공간도 상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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