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가습기 세월호특조는 뭐한거지?..연말 다가오는데 예산집행률 절반 수준

기재부 59%..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53.3%에 그쳐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9.12.03 08:48 | 최종 수정 2019.12.03 08:49 의견 0
지난 7월 3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한국정경신문DB)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연말이 다가오도록 한해 확보된 예산도 제대로 못쓰는 부서가 수두룩 하다.  

그런가 하면 수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도 예산의 절반도 못쓸만큼 제활동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포항남·울릉)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말까지 54개 중앙관서의 총예산(추경포함) 480조 8554억원 중 84.4%인 405조 6780억원이 집행됐다. 

이들 기관 중 평균집행률에도 못 미치는 기관이 36곳에 달했다.

특히, 기재부는 지난 10월말까지 올해 배정된 예산 21조4027억원의 59.9%인 12조8289억원밖에 쓰지 못했다. 

이는 중앙부처와 국회 대통령 경호처 등 총 54개 기관 중 51위에 불과한 것이다. 

기재부보다 집행률이 낮은 곳은 통일부(17.7%) 조달청(27.6%)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53.3%) 등 세 곳뿐이다. 세 기관의 올해 예산은 각각 1조3419억원, 3970억원, 229억원으로 소규모여서 전체 집행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 93.7%, 행정안전부 93.6%, 여성가족부 93.5%, 금융위원회 92.3%, 교육부 91.8%로 예산 집행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예산 집행률이 저조한 기재부가 예산집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관에 예산을 독려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연말 예산집행률 전망에서도 기재부는 다른 중앙관서에 비해 집행률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연말까지 예상 집행률을 90.8%로 잡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 기준 목표 집행률(97% 이상)을 밑도는 것이다. 예산 집행에 모범을 보여야 할 기재부가 먼저 목표 달성을 포기한 셈이다. 기재부의 연말 예상 집행률은 통일부 21.8%,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로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저금리로 국채 발행 이자 지급액이 축소됐고, 타 부처나 지자체의 청사·관사 건립 자금 등을 기재부가 전부 관리하기 때문에 집행률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박명재 의원은 “예산집행률이 다른 중앙관서에 비해 낮은 기획재정부가 적반하장 격으로 예산집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관에 예산을 독려하고 있다”며 “다른 기관에 예산집행률을 높이라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스스로부터 예산집행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기재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낮게 나올 것을 우려해 현실적으로 당장 쓸 수 없는 돈까지 집행률 평가 대상에 넣어 타 부처와 지자체를 압박하는 것이 과연 국익을 위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한다”며 “눈앞의 ‘지표’에 연연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예산 집행률을 높이기보다는 내실 있는 성장에 도움이 될 정책을 개발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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