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주협 "연기는 새로운 음식과 같아..'시데레우스' 별 보러오세요"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5.22 07:10 | 최종 수정 2021.08.02 08:57 의견 0
뮤지컬 '시데레우스'에서 케플러 역을 맡은 배우 신주협(자료=이지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올해 27살. 인터뷰장에 들어선 신주협은 레몬이라는 별명답게 싱긋한 웃음을 보였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매일 하늘 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파란 하늘을 보면 제 나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긍정적 에너지를 뽐내기도. 뮤지컬 '시데레우스'에서 갈릴레오와 진실을 연구하는 학자 케플러 역을 맡은 배우 신주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작품은 천문학자이자 수학자 갈릴레오와 수학자 케플러가 금기시 되던 지동설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신주협은 지난 '시데레우스' 프레스콜에서 케플러에 대해 멈춰있지 않은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여전히 그는 "학자로서 생각이 많고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찾아가는 호기심 많은 캐릭터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신주협은 그런 케플러 모습을 닮고 싶어 했다.

그는 "모든 배우와 연습을 하기 직전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지를 이미 공유를 한 상태다. 때문에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크게 바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케플러가 어떤 포인트에서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 했을까. 보수적으로 안정된 것을 찾고 싶어 하는 갈릴레오에게 케플러는 왜 자극을 던지고 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을까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시데레우스'는 케플러가 연구한 '우주의 신비' 사본을 갈릴레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신주협은 "요즘에는 편지가 글이 아닌 그림이나 모형 서툰 그림체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말로 하는 설명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이 그림을 같이 그려내는 방법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 생각한다는 것. 그는 "이 그림을 붓으로 칠하듯 '우주는 거미줄이다'라는 부분에서는 실제로 우주라는 공간에서 펼쳐질 수 있도록 동작적인 표현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갈릴레오가 케플러를 처음 보고 생각보다 무례하다고 말을 하기 때문에 케플러를 연기하는데 갈릴레오 입장에서 터무니없게 보이려는 행동을 찾아보려고 해요. 실제로 갈릴레오보다 케플러가 훨씬 어렸죠. 젋었을 때 나오는 객기나 근자감(웃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미 많은 것을 아는 갈릴레오와 모르는게 많은 케플러의 태도가 다른 거 같아요."

배우 신주협(자료=이지은 기자)

약 2년여의 시간을 거쳐 개발된 창착 초연인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을까. 신주협은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성장이 시작은 다르지만 두사람의 위치가 X(엑스)자로 변해가는 점을 흥미롭게 봤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케플러가 갈릴레오의 젊은 시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는 "과학 이야기지만 인간적인 면이 많다. 학자로서 갈릴레오가 새로운 사실을 끊임없이 연구하듯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던져주는 부분이 재미있었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시작은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서 시작한다'는 케플러의 대사를 채워나가는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케플러는 대부분의 시간을 갈릴레오와 함께한다. 갈릴레오 역에는 배우 고영빈, 박민성, 정민이 맡았다. 신주협은 "(고)영빈 형은 갈릴레오가 가진 고지식함이 있다. 연습할 때도 번잡스러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가장 차분했고 그런 점이 갈릴레오와 비슷하다. 최소한의 행동으로 이성적이고 빠른 판단을 한다"고 말했다.

정민에 대해 그는 "학자이자 과학자로서 갈릴레오가 가져야 하는 창의적인 모습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습실에서도 제일 재밌고 연기나 표현이 새롭다"며 "(박)민성 형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앙리 역을 맡은 모습을 영상을 통해 처음 봤다. 노래를 굉장히 잘한다. 인물을 표현하는 전달력이 가장 뮤지컬답게 표현하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생각보다 겁을 잘 먹지 않는 편이에요. 제가 틀렸으면 틀린 거고 아니라고 하면 다시 하면 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케플러와 닮았어요. 아직은 제가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겁없이 덤벼도 이게 나한데 경험과 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하고 행동하고 움직이죠. 확률적으로 계산하고 기획하는 스타일이에요. 케플러처럼 말도 안되는 이론을 던지지는 않아요.(웃음)"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로 '시데레우스'에서 영상의 활용도는 굉장히 높다. 우주 공간을 그대로 펼쳐놓은 무대. 신주협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연습하는 동안에는 무대에서 보이는 영상을 경험할 수 없었던 상황. 그는 "'살아나'라는 넘버에서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별들은 모이고 구름이 나오는 영상이 나온다는 설명만으로 연습해야 했다. 약간 마블 같은 느낌이었고 음악 안에 영상과 어떻게 매치를 시켜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배우 신주협(자료=이지은 기자)

지난 2017년 뮤지컬 '난쟁이들' 데뷔 후 '트레인스포팅' '생쥐와 인간' '빠리빵집' '어쩌면해피엔딩' 지금의 '시데레우스'까지 쉼 없이 활동 중인 신주협을 움직이는 원동력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다. 매일매일 카레만 먹으면 질리겠죠. 먹어야 하는 음식이 바뀌니까 자꾸자꾸 먹어도 맛있는 거 같다"며 "제가 배우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저한테는 굉장한 큰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예술을 하는 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미술, 음악, 운동까지 웬만한 예체능은 다 해본 신주협은 고등학교 3학년 정식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재미있었다는 설명. 그는 "연기는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느낌과 같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발전돼야 하기 때문에 알아가고 탐구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참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신주협의 최근 숙제는 평생 취미를 찾는 것. 그는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시작을 할 때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취미를 골라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며 "하고 싶은 스포츠는 테니스다. 최근 단편영화 촬영에서 테니스를 많이 쳐서 참 행복했다"고 언급하기도.

끝으로 앞으로 신주협의 꿈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장인같은 배우가 되겠다"며 "장인들은 사실 보이지 않아도 매일 할일이 하지 않나. 다른 사람의 성공에 쫓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저만의 시간 안에서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만큼 저는 항상 매 순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웃음) 극장에 오셔서 별을 관람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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