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EN★현장] 쉽게 할 수 없었던 말 제대로 하겠다! 연극 '보도지침' 컴백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5.14 20:09 의견 0
연극 '보도지침' 공연 장면 시연 중인 배우 기세중(왼쪽), 박정복 사진(자료=이지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어떤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과 상처를 감당할 수 있을까."

오세혁은 작·연출은 "어느 순간부터 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였다"며 운을 띄웠다. 작품이 처음 공연됐던 지난 정권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사건에 대해 조사하는 분위기도 엄했다는 의미다.

때문에 그는 "공연을 처음 했을 때는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는 거 자체가 의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할 말을 할 수 있으나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떤 식으로 판단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오늘(14일) 서울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연극 '보도지침'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전 출연진과 오세혁 작·연출이 참석해 작품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이야기로 극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리로 이뤄졌다.

지난 2017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작품은 지난1986년 제5공화국 시절인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본 기자가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의 판결과정을 재구성한 법정 드라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된 극은 실존 인물들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연극 '보도지침' 오세혁 작·연출(자료=이지은 기자)

지난 시즌 작품을 쓴 오세혁이 그대로 연출을 맡았다. 새롭게 변화된 점에 대해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어떤 장면에 정확하게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주제가 있었다. 남자, 여자 선배가 각자의 방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치열하게 부딪히며 서로 독백하고 고민하는 장면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보도지침' 사건을 대립한다. 무대는 법정이자 과거 연극 동아리에서의 추억을 그리는 동아리 방인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극장으로 논쟁이 펼쳐지는 광장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밀도 높은 법정 드라마가 무대 위 펼쳐진다.

다소 어려운 이야기다. 오 연출은 "애초에 보도지침이라는 연극을 시작했을 때 저 또한 보도지침 사건을 몰랐다. 작가로만 참여했을 때 이전 연출 님이 대본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까 상당히 무서웠던 사건이더라. 겁이 났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사건을 처음 폭로했던 선생님들이 지금 제 나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부끄러웠다. 저랑 비슷한 나이에 역사를 만들어간 사람도 있는데 연극을 10년 넘게 해 온 내가 못한다는게 부끄럽지 않을까"에서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본을 바탕으로 하는 실제 재판 기록 읽을 때마다 작품이 새롭게 들어온다. 보도지침 파일은 누구나 꺼내 볼 수 있는 곳에 있지만 왜 지금 껏 아무도 보지 않으려고 했나"를 시작으로. "이 파일은 연극 자체다.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 올바르고 정당한 자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현재진행형으로 작품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극중 인물들의 최후 독백은 진실 되고 날카로운 말로 지난 과거와 맞닿아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실존 인물들의 최후 진술을 바탕으로 한 진실 된 텍스트의 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 호평 받았다. 

연극 '보도지침' 공연 장면 시연 중인 배우 손유동, 강기둥, 이형훈(왼쪽부터) 사진(자료=이지은 기자)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박정복은 사회부 기자 김주혁 역을 맡았다. 그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집중하고 언론의 역할이 어떻게 관객에게 설명되는 것이 좋을까라는 생각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함께 하는 배우들과 각자 생각하는 언론관과 지금 정권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다. 지난 80년대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노력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편집장 김정배 역할을 맡은 세 배우 조풍래, 강기둥, 기세중도 작품에 대해 말을 이었다. 먼저 기세중은 "지난 80년대에 일어났던 일은 책으로 스쳐지나가면서 배우기만 하고 서른이 되기 전까지 전혀 모르던 사건이다. 연습하면서 정보들을 찾아보니 무서운 일이었더라. 그 시대와 거리가 있어서 쉽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강기둥은 "저 역시 잘 몰랐지만 울컥하는 부분이 있다. 해야 하는 말을 정배마저도 안 해버리면 아무런 말들을 못 듣고 지나갈 분들이 많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굉장히 많이 쏟아지는 사회. 그는 "저 스스로 언론을 바라보는 시선을 잘 키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대하고 있는 마음으로 정배를 연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풍래는 캐릭터 해석에 대해 "그 시대에서 사람을 바라봐야 하나 아니면 지금 2019년에서 바라봐야하나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정배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말들을 자신이 소개해서 진실 된 말을 한다고 하지만 잡지를 한부라도 더 팔기 위해서 구독문이라는 말을 한다.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서 자신이 택해야하는 기사를 빠르고 현명하게 택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역할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보도지침. 오 연출은 "제가 대학교 때 겪었던 일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조금씩 남의 말을 들어주는 변화처럼 시대가 변하기 때문에도 긴장하고 토론해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연극 '보도지침'은 오는 7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2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