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퇴진압박 무력카드 꺼내..마두로 "쿠데타 진압"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5.01 17:49 의견 0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군 봉기를 시도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이 혼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성공을 표명했다. (자료=YTN뉴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운동을 주도해온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길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를 시도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쿠데타를 진압했다"고 천명했지만 비밀경찰 책임자까지 반(反)마두로 선언을 표명해 일촉즉발의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CNN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3분짜리 동영상에서 "마두로를 쓰러뜨리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시작됐다"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호소했다.

수도 카라카스의 공군기지 근처에서 팔뚝에 푸른 띠를 두른 중무장한 군인들, 다수의 장갑차와 함께 동영상에 등장한 그는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며 일부 군이 봉기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시위가 1일로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과이도 의장과 가택연금 중인 유명 야당 정치인 레오폴도 로페즈가 지지자를 모으고 있는 카라카스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에선 최루탄이 발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루탄은 과이도 국회의장과 군복을 입은 70여명의 무장 남성들을 향해 발포됐다고 전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다”며 군 장악력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실제 과의도 의장의 호소에도 아직까지 이에 동조하는 대대적인 군사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저녁 국영방송에 나와 과이도가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비밀경찰(SEBIN) 최고책임자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가 반 마두로를 선언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등 여진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그는 이 서한에서 "마두로에 항상 충성했지만 베네수엘라가 위험한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며 "정치의 새로운 길을 찾고 나라를 재건할 때"라고 호소했다. 다만 '새로운 길'로 과이도 국회의장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과이도가 중무장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마두로 축출을 위한 무력행사에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라며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오늘 과이도 임시 대통령이 ‘자유의 작전’ 개시를 발표했다”며 “미국 정부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완전히 지지한다. 민주주의는 패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마두로 대통령)는 활주로에 비행기까지 대기해둔 상태였다"며 "우리가 이해하는 바로는 그는 오늘 아침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그에게 (떠나지 말고) 머물라는 뜻을 내비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망명과 관련한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을 부인하며 "폼페이오 장관, 제발 좀, 이건 정말 어이없는 소리다"고 일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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