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대통령, 일본에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기존 4배인 9조원 이상

최태원 기자 승인 2019.11.16 22:12 의견 0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거액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자료=MBC 뉴스데스크)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거액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미국이 주일미군 유지 비용으로 1년에 현재의 약 4배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전현직 미국 관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7월 동북아를 방문했던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당시 이 같은 요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 약 80억 달러(약 9조340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금액 대비 300%가 인상된 액수다. 

미국와 일본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오는 2021년 3월로 종료된다. 현재 일본에는 약 5만4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 등은 당시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존 금액의 5배가 인상된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 

포린폴리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시한이 미일 협상보다 먼저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해 5년 단위로 열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이 종료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50% 증액을 요구해 약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지출하도록 했다. 이후 연장 협상을 통해 한국은 일단 전년 대비 8%를 증액하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재협상은 해마다 해야하는 상황이다.

전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다시 협정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5조8400억원)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으로서는 한미간 협상 추이를 살펴본 뒤 협상에 나설 수 있어 유리한 위치라는 분석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늦게 협상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조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 내부에서는 미국의 증액 요구 규모가 매우 클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현재 미국 동맹국들 중 분담금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 인상 요구가 미국에게 결코 긍정적이진 않다는 주장도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클링너는 "과도한 분담금 인상은 물론 이런 방식으로 증액을 요구하면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동맹을 약화하고 억지력과 미군의 주둔 병력을 줄이게 된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현직 관료 역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동맹국들의 가치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러시아나 중국 같은 이른바 강대국에 초점을 맞추도록 정책을 전환하려는 미국의 전략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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