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한국노총 산하로 16일 공식출범..50년만의 '사실상' 첫 노조

최태원 기자 승인 2019.11.16 19:35 의견 0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고 이병철 전 회장이 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한 바 있어 그간 노조 설립이 여의치 않았다. (자료=YTN)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향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 위원장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진 위원장은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며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조 출범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전에 이미 3개의 소규모 노조가 존재했다. 이른바 무노조 경영이 원칙임에도 소규모의 노조는 존재했던 셈이다. 하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고 이병철 전 회장이 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바 있어 노조 설립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해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해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진 위원장은 특권 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노조는 협력사의 노조 설립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노동부는 13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함으로써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약 5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조를 선전할 방침이다. 

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을 1차 목표로 내세웠다.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정식으로 사측에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 노조 출범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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