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도 바꾸는 아시아나 인수전..현산 17위 vs 금호 중견그룹 전락

장원주 기자 승인 2019.11.13 14:56 | 최종 수정 2019.11.14 09:05 의견 0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재계 서열도 요동칠 전망이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금호산업은 중견그룹은 분류된 전망이다. (자료-금호아시아나그룹)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국내 제2의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재계 순위에 급격한 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매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재계 8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돼 중견그룹으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HDC그룹은 일약 재계 2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업종도 건설·유통·레저·물류를 아우르는 종합 그룹으로 변신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기준으로 현재 재계 33위인 HDC그룹은 이번에 자산 규모 11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재계 17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HDC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현재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유통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은 호텔·면세점과 사업의 접점이 많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 먹거리 창출, 그룹의 외형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인수 대상을 발굴해왔다"며 "아시아나의 운송 기능이 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하며 작년 5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본격적으로 그룹 내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그룹 외형상 '건설 기업'에서 '유통·물류 기업'으로 주력 업종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DC그룹의 총 매출 약 6조5천억원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앤콘스 등 건설 사업 매출이 4조3000억원 정도다.

이번에 인수하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매출액은 총 7조원을 웃돌아 HDC의 주력 기업인 현대산업개발은 물론 HDC그룹의 전체 매출보다 많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HDC그룹이 건설-항공의 양대 체제로 가겠지만 자연스럽게 그룹의 주력 산업이 건설에서 항공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금호그룹은 재계순위 28위(2019년 기준)에서 8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중의 핵심 계열사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에는 금호그룹에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외에는 남는 계열사가 거의 없게 된다.

매출액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9조732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매출액이 6조2012억원으로 63.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 기록한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에 불과했다.

자산 규모도 축소된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 11조4894억원의 60.3%를 차지했다. 금호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 하나만 빠져도 그 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쪼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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