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아쉬운 몰입도..갈릴레오 갈릴레이 노래하는 뮤지컬 '시데레우스'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4.23 06:59 의견 1
뮤지컬 '시데레우스' 공연 사진(자료=주식회사 랑)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극장에 들어선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건 별들의 공간이었다. 별의 소식을 전하는 이야기 답게 우주를 연상케 하는 조명과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기대가 컸을까. '시데레우스'는 설명 가득한 이야기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며 초연의 막을 열고 있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갈릴레오가 저술한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책의 제목에서 따온 작품이다. 현재 그를 소재로 한 작품만 3편째다. 앞서 연극 '갈릴레오의 생애'와 뮤지컬 '최후진술'이 먼저 관객과 만나고 있다.

같은 소재가 연달아 상연된다는 사실에 작품에 대한 설렘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다양한 해석과 표현이 따르기에 본 공연 만이 가지는 매력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시데레우스'는 갈릴레오와 진실을 연구한 케플러 그리고 갈릴레오의 딸 마리아까지. 3인극으로 적은 등장인물을 내세운다.

하지만 갈릴레오와 케플러 두 사람의 연구에만 너무 공을 들였는지 수녀 마리아의 적은 비중은 극을 함께 이끌기엔 부족한 느낌을 준다. 3인극이 아닌 2인극 같은 인상이다. 더불어 늘어지는 설명서 같은 대사는 극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린다. 극적인 갈등이나 임팩트의 부재가 집중의 발목을 잡는다.

물론 극에는 갈릴레오가 이단으로 몰리는 장면이 있다. 독일의 수학자 케플러는 갈릴레오에게 함께 연구하자 제안하고자 연구 중인 '우주의 신비'를 동봉해 편지를 보낸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갈릴레오는 어긋났던 케플러의 가설에 지동설을 언급해 이단으로 내몰린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을 믿었던 시대. 극은 그가 이단으로 몰리는 모습을 통해 당시 엄격했던 사회의 가혹한 상황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갈릴레오의 심판 장면에서는 소리와 영상만으로 표현하는데 동일한 이미지의 활용은 객석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그렇다면 '시데레우스'의 볼거리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무대 디자인에는 극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감탄이 함께한다. 우주를 연상케하는 무대와 배경이 캐릭터와 작품의 포인트를 풍성하게 살려내고 있다. 갈릴레오가 자신의 연구를 어필하기 위해 보여주는 영상은 행성을 캐릭터화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극은 두 수학자가 목표를 향해 연구를 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케플러와 갈릴레오의 연구에서 중요한 매개체인 망원경을 장난감으로 무시하지만 케플러는 그들에게 안경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하고 연구에 대한 답을 얻는다. 지금보다 나은 새로운 방향성을 꿈꾸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지난 2015년 '나무 위의 군대' 이후 약 4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배우 신성민의 행보도 반가웠다. 오랜만에 돌아온 뮤지컬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는 중이다. 극의 넘버 중 시원하게 내지르는 신성민의 고음은 시원한 청량 음료와 같은 맛을 보인다.

'시데레우스'는 지난 2017년 아르코 한예종 뮤지컬 창작 아카데미 독화를 시작으로 충무아트센터 블루앤블루 시즌4 리딩공연을 마치고 2년 여의 개발과정을 거친 창작 뮤지컬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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