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재벌 총수 낙마에 주목받는 '3세 경영'..한진 조원태, 금호 박세창에 관심 집중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4.11 16:32 의견 0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조양호 고(故)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주주총회 전 용퇴한 박삼구 회장. 이들의 뒤를 물려 받아야 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에게 재계에 관심이 쏠린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사회적 지탄과 경영 부실로 악화하는 그룹 상황을 만회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구본무 전 회장 별세 이후 LG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구광모 상무가 승승장구한 것처럼 '3세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11일 재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향후 3세 경영체제 본격화를 위한 채비를 갖춰 나갈 전망이다.

조원태 사장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릴 '항공업계의 UN회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에서 조 회장이 주관사 자격으로 맡았던 IATA 총회 의장직을 조 사장이 이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한진그룹의 조원태 체제가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 회장도 부친이자 그룹 창립자 조중훈 회장이 2002년 세상을 떠난 다음 해 2대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당장은 지분 상속 등을 통한 후계 승계작업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3남매에게 비슷한 비율로 상속되더라도, 물의를 일으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은 낮다.

조 사장은 우기홍 부사장과 함께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그룹 경영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상태다. 조 사장은 현재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오너가 일원이다. 이미 조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일탈로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상태다.

다만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보유 지분이 낮아 취약한 지배구조가 경영권 승계시 상속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질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진칼 지분 중 조 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이하 보통주기준)다. 하지만 이 중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고 조 사장의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아시아나항공 상황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이의 아들 박세창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 21%를 갖고 있지만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대신 아시아나IDT를 경영해왔다. 때문에 항공 업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그룹 경영이 안정화되면 박 사장의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 박 회장 사퇴 이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비상경영위원회에서 박 사장은 일정 부분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항공 그룹사들이 3세로의 경영 승계를 본격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면서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이슈들로 향후 전망은 시계제로 상태”라고 말했다.

재계는 '3세 경영' 안정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보다는 '오너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던 한국 재계 상항 때문이다.

구본무 전 회장 별세 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맞게 된 구광모 상무가 미래 첨단 융합시대에 신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연구개발(R&D) 경영을 통한 B2B 사업 고도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천명한 상황이라 더욱 '그룹 승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대기업 총수 중 가장 젊은 나이에 경영권을 승계한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1981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 설립자인 아버지 고 김종희 전 회장이 타계하자 29세의 나이로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 해외수주담당 이사로 입사했고 이듬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80년 한국화약그룹 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 뒤 그룹 회장에 오른다. 올해까지 39년째 '최장수' 회장을 지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은 30대에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부친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세상을 떠나자 38세의 나이에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1992년 입사해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 ㈜SK상사 및 SK㈜ 상무 등을 거쳤다.

정몽준 이사장은 1987년 36세에 옛 현대그룹 소속 현대중공업 회장을 맡았다. 1975년 그룹에 첫 발을 디뎠고 1982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승진한 지 5년 만에 총수가 됐다. 정계 진출과 함께 1991년 현대중공업 고문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로 있다.

정지선 회장은 2007년 35세의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 현대백화점 기획실장 이사로 입사한 뒤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2003년 그룹 총괄 부회장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