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7만개 신규 일자리 등 '공수표' 남발 대기업..포토라인 벗어난 뒤 표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4.03 16:07 | 최종 수정 2019.04.03 17:40 의견 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최순실 사태 등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향후 7만개 일자리 창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통해 신동빈 회장이 법정 구속된 후 총수 부재로 사실상 멈췄던 롯데가 재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롯데는 2016년 10월 경영혁신안 경영 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직후에도 5년간 40조원 투자 유치를 발표한 바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던 대기업 총수들은 일제히 수만개 일자리 창출은 공언했다. 재벌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뜻으로 폴이됐다.

하지만 롯데 등 대기업의 공언은 현재까지 '공수표'에 불과하다. 2000여명 남짓한 전체 그룹 인원 증가 수가 이를 대변한다.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증원을 약속한 LG 등 일부 그룹은 총원이 줄었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대 대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계열사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4개 기업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108만7786명으로 1년 전(106만9273명)보다 1만8513명(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4745명(2.5%) 늘어났다. SK도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공장 등 설비 증설 덕에 3545명(6.0%)이 늘었다. 현대자동차(2380명·1.5%) HDC(1828명·74.1%) 현대백화점(1,414명·13.6%) 등도 1000명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롯데는 불과 99명 증원에 그쳤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들의 고용 인원 수가 1만8000명 가량에 그쳐 '언론 플레이'였다는 지적이다.

신동빈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법망'을 벗어난 뒤 수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언했다. 대통령 및 총리급 인사들을 만난 뒤 같은 약속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의 약속은 포토라인에 그칠 뿐이었다.

지난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6곳의 직원 수는 18만5571명에서 19만1677명으로 6106명 늘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8월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 지 8일 만에 향후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직원 수는 2017년 12월 9만9784명에서 2018년 12월 10만3011명으로 3227명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직원 수가 각각 1056명과 1024명이 늘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사업보고서의 임직원 수에는 신규 채용, 경력 채용 등 채용 임직원과 퇴직한 임직원 수가 모두 들어가 있다. 단순 비교는 옳지 않다"며 "삼성전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만 하더라고 올해 1월 1일자로 협력사 직원 8700여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언한 대로 그룹 차원에서 3년 4만명 채용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총 1만3000명을 채용에 돌입한다.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수준이다. 7만명 일자리 창출 약속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SK그룹도 3년 동안 반도체·소재,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80조원을 투자하고 일자리 2만8000개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채용하기로 한 인원만 8500명이다.

하지만 SK그룹 17개 상장 계열사 직원 수는 4만2616명에서 4만5520명으로 2904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직원 수는 2만3412명에서 2만5972명으로 1년 사이 2560명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250명), SK텔레콤(447명) 등 주력 계열사도 직원 수가 소폭 늘었다. 지주사인 SK㈜ 직원 수는 4512명에서 3952명으로 1년 사이 560명이 줄었다.

GS그룹도 5년 동안 20조원을 투자하고 2만10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GS그룹 상장 계열사 6곳과 비상장 계열사인 GS칼텍스 등 7개사 직원 수는 2만3229명에서 2만1550명으로 1년 사이 1679명이 줄었다. GS리테일 직원 수가 1만1934명에서 1만207명으로 1년 사이 대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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