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세계평화바라고 헌법준수할 것"..아베 총리와 상반된 행보

최태원 기자 승인 2019.10.22 15:28 의견 0
나루히토 일왕이 22일 즉위식을 가졌다.(자료=연합뉴스TV)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식을 가졌다.

22일 오후 나루히토 일왕은 도쿄 지요다구 고쿄의 규덴에서 일본 헌법과 황실전범 특례법 등에 따라 왕위를 계승했다고 선언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를 내외에 선명(선언해 밝힘)한다"고 공표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전후 출생한 첫 일왕이다. 즉위식을 통해 세계평화와 헌법을 준수한다는 뜻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헌법을 수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 만드려는 아베 신조 총리와는 다른 행보기 때문이다. 

이날 즉위식에는 일본 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전세계 약 180개국 대표들도 참석했다. 당초 지난 5월1일 일왕 즉위식이 거행됐지만 이번 즉위식은 일왕 즉위를 외부적으로 알리기 위해 별도로 열었다.

즉위식을 통해 나루히토 일왕은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는 것은 물론 국민에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언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바란 것은 부친인 아키히토 상왕이 재위 중 수 차례 밝혔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비록 전쟁을 체험하진 않았지만 부친을 통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사실을 여러차례 밝혀왔던 나루히토 일왕이다. 

헌법을 준수한다는 선언도 아베 총리의 평소 발언과는 달라 주목을 받는다. 전후 최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70년이 지났음을 누차 강조하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일왕은 헌법상 정치적 권한이 없다. 때문에 실제로 개헌 논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영향을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상징적인 권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일왕이 헌법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것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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