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보고서 은폐 의혹 일파만파..SK케미칼 도덕성에 치명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3.14 08:16 의견 0
SK케미칼 연구소 전경.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공급업체인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담긴 연구 보고서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8월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에 참석했던 김철 SK케미칼 사장이 당시 해당 보고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만큼 위증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며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이사회 의장에서 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보고서 은폐 의혹은 그룹 차원에서도 씻을 수 없는 불명예가 될 전망이다.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임직원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4일 오후 늦게 가려진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321호 법정에서 SK케미칼 박모(53) 부사장, 이모(57) 전무, 양모(49) 전무 등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이들의 증거인멸 혐의의 소명 여부와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 물질 유해성을 숨기려 관련 자료를 은폐한 혐의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SK케미칼의 임원급들로 2013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의 유해성과 관련된 자료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가습기 메이트는' 2011년 벌어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SK케미칼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원료 물질인 PHMG·PGH와 가습기 메이트 원료 물질인 CMIT·MIT를 모두 제조한 회사이기도 하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에서 SK케미칼이 CMIT·MIT 성분의 독성 실험 연구보고서 등 안전성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으면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이슈화하자 이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월 SK케미칼 압수수색에서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1990년대 초 작성된 서울대 이영순 연구팀의 '유해성 보고서'를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해당 보고서가 삭제된 정황도 파악해 SK케미칼이 가습기의 유해성을 감추려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6년 8월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에 참석했던 김철 SK케미칼 사장이 당시 해당 보고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만큼 위증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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