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에 국민연금까지..올해 주총시즌, 재계 초비상 경계주의보 발령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3.13 15:05 의견 0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강성부펀드'가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일전을 벼르고 있다. 국민연금이 강성부펀드와 손잡을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은 박탈될 가능성이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막을 올린 가운데 재계의 시선은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으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소액 투자자인 '개미' 주주들이 특정 사외이사 등 선임에 반대하는 '미미한 반대'는 무위에 그쳤다. 반면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 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마저 위협하는 형국이다.

13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08곳이 정기 주총 일자를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9일까지로 확정했다.

올해 주총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압박 공세를 높임에 따라 표대결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 가장 주목하는 곳은 단연 한진그룹이다. 27일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총에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이자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는 작년 11월부터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후 조 회장 일가의 전횡을 견제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 KCGI와 한진그룹 간의 신경전은 갈수록 고조되며 아직까지 한진칼은 주총 일정조차 미정이다.

특히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가 조 회장 일가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3대 주주로서 한진칼의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로 바꿨다.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국민연금과 강성부펀드가 연대한다면 조 회자의 특수관계인 지분 28.95%(작년 9월 기준)과 차이가 10%대에 불과하다. 소액주주들이 이에 가세한다면 조 회장의 경영권은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총은 해외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고배당 요구로 이목이 집중됐다.

엘리엇은 지난 1월 현대차에 4조5000억원을 배당하라는 주주제안을 보냈다. 이는 현대차 연간 당기순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대모비스도 엘리엇으로부터 2조5000억원 배당을 요구받았다.

엘리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반대해 무산시킨 적이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우세가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평가받는 글라스루이스와 ISS 모두 엘리엇의 배당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배당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도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사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미국계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와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28일 열리는 현대홈쇼핑 주총 안건으로 자사주 매입·소각·배당 증대를 제안했다. 또 한솔홀딩스(26일), 무학(27일), 강남제비스코(21일), KISCO홀딩스(29일)도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와 이사 선임 등의 요구에 직면해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권 행사 방침이 주총 시즌을 뒤흔들고 있다. 올해 주총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지난해 7월 도입한 후 맞는 첫 번째 주총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3대 주주인 것을 비롯해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상장사는 삼성, 현대, SK 등 300개에 가깝다.

그동안 '주총 거수기', '종이호랑이' 등의 조롱을 받았던 국민연금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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