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현 칼럼] 미술치료..환자의 마음과 희망을 담아라

최성필 기자 승인 2019.03.11 16:19 | 최종 수정 2019.03.11 16:20 의견 0

[한국정경신문=홍승현 교수] 암은 사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암 발생은 나이에 상관없지만 대체적으로 나이 많은 분들에게서 발견하기 쉽다. 

미술치료가 암 환자들이 투병 중 흔히 겪고 있는 우울증 치료나 투병기간 곁에서 돌보는 보호자들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것으로 밝혀져 근래 대학병원 등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Y대학병원의 암센터는 일주일에 한 번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미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미술치료를 진행했을 때 기억에 남는 환자 중 이명자씨는 60대의 유방암 재발 환자였고 볼 때마다 늘 우울한 모습과 기운 없는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미술치료 프로그램은 딸과 함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이명자씨에게는 명화그리기를 소재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미술치료 프로그램 중 명화그리기는 자신의 내면을 명화로 선택할 수 있으며 그리기에 대한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다.

이명자씨는 모네의 수련과 우산을 든 여인을 선택하여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려 나가는 동안 말이 거의 없었고 작업 중 매체사용법만 물어보고 그리는데에만 열중했다.

감상한 여러 명화중에 수련과 우산을 든 여인을 선택한 이유는 수련은 색채도 마음에 들어 편안함을 느낄수 있고 바람이 부는 언덕에 여인처럼 서 있으면 스트레스가 해소가 될 거 같아서라고 했다. 

그림을 다 그린 후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내내 답답함을 호소하다가 급기야는 눈물을 흘리며 꽤 오랜 시간 우셔서 진행이 다소 지연 되기도 했다. 

자신이 암투병을 두 번 하는 동안 본인의 고통 뿐만 아니라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답답함이 마음에 상처로 자리 잡고 있는 듯 했다. 

몇 번의 미술치료 프로그램 진행 후 우는 횟수나 시간이 짧아지고 작품에 대해 즐거운 표정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명자씨는 미술치료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예쁜 색깔과 그림들이 자신에게 위안을 준다고 했다.

필자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 치료에 보람을 느꼈고 보호자인 딸도 엄마가 예전보다 밝아지고 미술치료시간을 기다린다고 했다.

이처럼 힘들고 무서운 암 투병과 회복과정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데 미술치료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암환자들의 경우 암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이나 여러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는데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에 대해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수 있어 정서적 안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암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의 질과 심리적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어 모두가 희망을 꿈꿀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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