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맏형' 한국타이어, 체면 구겼다..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평판 추락 위기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3년간 1위
ESG·재무건전성·브랜드평판 수치 '모두 활짝'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검찰 압수수색 돌입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1.29 11:27 | 최종 수정 2022.11.29 13:34 의견 9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한국타이어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한국프리시전웍스 등 한국타이어 계열사와 관계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타이어 본사. [자료=한국타이어]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업계 맏형' 한국타이어가 구겨진 체면을 살릴 수 있을까. 올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이름을 올린 데다 우수한 평판을 대외적으로 자랑했지만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였다.

29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한국 능률 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2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조사에서 13년간 타이어 산업 부문 1위에 선정됐다.

한국 능률협회 컨설팅은 ▲혁신능력 ▲주주가치 ▲직원가치 ▲고객가치 등 기업 전체의 가치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선정은 지난해 9~12월 산업계 임원과 애널리스트, 소비자약 1만2000명이 참여한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한국타이어는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제품 경쟁력, 고객만족 활동 등 혁신적 기업 활동으로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이다. 차량 및 타이어 나눔 등 꾸준한 사회 공헌 활동을 실현하는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인 ESG 분야에서도 업계 맏형의 저력을 과시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 글로벌이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 연례보고서'의 '인더스트리 어워즈 2022'에서 최고 등급인 골드 클래스에 선정된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자동차 부품 산업군에서 100점 만점 기준 78점을 따내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협회로부터 자동차부품 상장기업 중 평판 우수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의 자동차부품 상장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3892만4771개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평판을 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한국타이어는 올해 재무건전성부터 고객만족, ESG까지 휘어잡았다.

하지만 최근 압수수색이라는 심란한 악재를 마주하게 되면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한국타이어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한국프리시전웍스 등 한국타이어 계열사와 관계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른 조치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가 만드는 타이어 틀인 ‘몰드’를 다른 업체보다 비싼 가격에 사 주는 방식으로 이익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또 이런 부당 지원에 따른 이익은 조 회장 등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에게 흘러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신단가 정책'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압수물을 분석해 신단가 정책 실행 과정에 조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시·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조 회장의 구체적인 가담 정황이 확인되면 검찰은 고발요청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타이틀을 거머쥔 한국타이어가 이처럼 반전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선 탄탄했던 평판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 고발 이후 검찰이 비교적 빨리 압수수색에 돌입한 점이 주목되는 포인트"라며 "조 회장 집무실까지 압수수색을 하는 초유의 사태는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디로 향할 지 지켜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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