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시대 열렸다"..코오롱 4세 이규호, 아버지 이웅렬 '경영 테스트' 통과하나

'신설 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승진
미래성장전략 수립·신사업 발굴 지휘 주목
'장자 승계 원칙' 유력한 차기 총수로 부상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1.09 11:59 의견 0
9일 재계에 따르면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사진)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자료=코오롱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자식이라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했던 공언이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 특성상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입사 10년 만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4세 경영'이 본격화 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부친인 이 명예회장과 재계의 시선이 그의 향후 성과에 쏠리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은 최근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승계를 위한 경영능력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오른 것이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이끌어 온 이 사장은 BMW본부장인 전철원 부사장과 함께 사장으로 승진해 내년 1월 신설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BMW와 아우디, 볼보, 지프,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을 통합해 유통 판매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 확장하며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EV) 영역에서도 새 브랜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오프라인 위주 유통사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와 중고차 사업 등 모빌리티의 가치사슬도 확대한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이끄는 만큼 이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더욱이 그는 ▲미래성장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앞서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저력을 다시금 발휘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로써 이 사장은 차기 총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1984년생으로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2017년 지주회사 ㈜코오롱 상무로 승진한 뒤 1년 만에 전무로 올라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냈다. 이후 2020년 말부터 코오롱글로벌로 옮겨 부사장으로서 자동차부문을 담당해왔다.

이 사장의 그룹 내 입지도 날로 공고해진다. 지난해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4개 계열사 중심으로 구축되는 수소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 지휘봉을 잡은 만큼 재계에서는 그가 총수 승계 작업에 일찌감치 돌입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이 명예회장의 퇴진 이후 사실상 4년째 '총수 부재'를 이어오고 있어 차기 수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고 이원만 창업주부터 이동찬 전 회장, 이 명예회장까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장이 이 명예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시각도 우세하다. 이 사장이 넓어진 무대에서 경영능력을 살려 그룹 핵심 사업에서 역량을 입증한 뒤 승계 발판을 신속히 다져나갈 지 이목이 쏠린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 사장이) 현재 코오롱에서 미래성장사업 등 여러 미래 먹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꾸준히 다양한 경영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계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초고속 승진을 하긴 했지만 이 명예회장의 앞선 공언대로 이번 모빌리티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줘야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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