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품' 대우조선, 수주목표 111% 넘겼지만..거듭된 중대재해로 '책임의 시간' 남아

수주목표 111% 꾹..LNG선 명가 자신감 입증
'친환경에 진심' 디지털·탈탄소화 선두주자 노려
올 들어 세 번째 중대재해..특별근로감독 검토 중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0.24 11:07 의견 0
대우조선해양은 연초 수립했던 수주 목표치 89억달러의 111% 수준을 찍었다. 사진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료=대우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그룹 품에 안기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미래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닻을 올리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세 차례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서 힘찬 항해 속 '책임의 시간'을 비껴가진 못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1일 미주 지역 선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총 7103억원으로 오는 2026년 말까지 계약 선박을 건조해 선주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한 LNG 운반선은 척당 2억5000만달러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로써 총 99억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해 연초 수립했던 수주 목표치 89억달러의 111% 수준을 찍었다.

LNG선 명가의 지위를 확고히 한 대우조선해양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LNG 운반선 36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등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랠리에 탄력을 받아 친환경 및 차세대 선박 기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 기능이 탑재된 친환경 풍력발전기설치선을 건조하기로 했다.

현재 옥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풍력발전기설치선에 회사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시스템을 추가해 선박 운항에 필요한 솔루션을 선주에게 제안하는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풍력발전기설치선 전용 스마트십 솔루션은 선박 운항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선주에게 실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평이다.

이에 대해 최동규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 전무는 "이번 공급계약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세계 최고 친환경 선박에 회사의 디지털 기술 역량을 융합한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성공을 계기로 글로벌 업계에서 디지털화와 탈탄소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서 위상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미래 선박 시장 선두를 향한 공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대재해'는 적잖은 리스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1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에서만 세 명의 하청 노동자가 일하다 숨진 것이다.

지난 19일 오전 8시께에는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내 도로에서 이동하던 지게차에 협력업체 직원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측은 일단 지게차가 이동 중 옆에 있던 직원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거제경찰서와 고용노동부 통영고용노동지청은 지게차 운전 중 안전 규범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3월 25일에는 타워크레인 보수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떨어진 자재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일에는 한 근로자가 대형 이동식 철제 작업대 사이에 끼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지게차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장 전반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정밀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에 더해 1년에 3건 이상의 사망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시행하는 '특별감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감독은 평소 조사보다 더 많은 근로감독관을 투입할 수 있고 감독 기간도 두 배 이상 길어지는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긴장감도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고용부는 원청 사업주인 대우조선해양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