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 '인수는 시작일 뿐'..최대 난관 '노조 리스크' 극복이 관건

'사실상 새 주인' 한화..내달 말 본계약 체결
정규직 이어 하청 노조도 협상 목소리 높여
고용보장·회사 및 지역 발전·단협 승계 등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0.20 10:00 의견 0
지난 13일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가 거제 옥포조선소 민주광장에서 '한화그룹 인수 과정에서 당사자 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자료=대우조선 노조]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그룹이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면서 매각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난관'으로 지목되는 노조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한화만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한화가 인수 절차에 들어갔다. 한화는 2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화는 앞으로 최대 6주간 상세실사 작업을 벌인 뒤 다음 달 말께 대우조선해양과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로써 두 회사는 우주부터 바다까지 시너지를 발휘하며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전망이다.

특히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을 글로벌 톱티어인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내세웠다.

이처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이 서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얻고 매출 규모도 성장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 리스크'는 큰 난관으로 지목된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08년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시도했지만 노조의 거센 반발로 인수를 최종 포기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 정규직 노조는 회사 매각과정에서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회사·지역 발전 청사진 제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청 노조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구성원과 지역민 의견을 받아 4대 요구안을 만들었다"며 "한화는 통 크게 수용하고 처우개선과 거제지역 발전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4대 요구안은 ▲고용 보장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지역 발전 등이다.

노조는 희망퇴직과 분사 등 어떤 형태의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인적·물적 분할도 하지 말라고 했다. 경영권 인수 후에도 기존 노조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그대로 승계하고 동종 업계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보장하라고도 요구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이제 한화가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때"라며 노조와 대화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화로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당사자인 대우조선지회가 참여해 회사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실패 없는 매각을 만들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에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 지회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과정에서 하청노동자 임금·고용·노동조건 정상화를 담은 요구안을 발표했다. 두 지회는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정규직 노조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임금 원상회복을 통한 저임금 구조 해소 ▲다단계 고용구조 개선 ▲4대 보험료 체납·임금 체불 등 하청업체 불법행위 엄단 ▲하청노조 인정·활동 보장 등을 한화그룹에 요구했다.

또 웰리브 지회는 과거 회사(웰리브)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였다며 대우조선해양 복지 부문 직접 운영을 통한 웰리브 소속 노동자 직접 고용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각 노조가 본인들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일뿐 매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아 이변 없이 인수를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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