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부터 다사다난' 조현민 한진 사장..라이벌에 물량 뺏긴 택배부문, 어찌 살릴까

2분기 영업익 13.4%↓·택배처리량도 둔화
총파업 고비 넘겼지만 '한시적 대책' 우려
'이마트24 물량 처리회사' CJ대한통운으로
조현민 사장 '재데뷔'..리더십 입증 '기대감'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13 21:12 | 최종 수정 2022.09.14 08:39 의견 0
지난 6월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 사장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한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진택배가 유난히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고 있다. 쿠팡 물량 이탈로 수익성 악화 위험과 총파업 고비를 겪은 데다 라이벌 업체인 CJ대한통운에 택배 물량까지 빼앗기면서 상처가 아물 틈이 없다. 노조에 한시적인 대책을 내세운 만큼 파업 불씨 역시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이런 와중에 '한진그룹 총수 일가 3세' 조현민 사장이 4년 만에 컴백하면서 시장에서는 '택배종가' 한진의 자신감을 끌어올릴 만한 그의 위기 대응력과 지휘력 입증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이 7068억원, 2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7.8%, 8.4% 늘었다. 하지만 영업익은 전분기(344억원)보다 13.4% 떨어졌다. 이 기간 택배 처리량도 1억3160만 상자로 지난 1분기 처리량(1억3400백만 상자)과 비교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쿠팡 위탁 물량이 대거 빠져나간 탓이다. 앞서 한진의 고객인 쿠팡은 지난 5월부터 한진택배에 위탁하던 물량 700만개 중 360만개 가량을 자체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에 택배기사의 일감과 수수료 수입도 사실상 반토막으로 줄었다.

노조는 이처럼 쿠팡 물량의 대량 이탈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9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6월에도 같은 이유로 매주 토요일 파업을 벌여 서울·경기도·전라남도·울산 등 일부 지역에 배송 차질이 발생했다.

다행히도 택배가 쏟아지는 추석을 앞두고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당장의 파업 고비는 넘겼다. 합의안에는 쿠팡 물량 축소로 발생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향후 물량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물량 확보를 하는 기간 동안 한진이 한시적으로 조합원들의 생계를 위한 일정 수준의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일부에선 사측이 합의안에 수수료 인상 등 대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만큼 파업 불씨가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편의점 이마트24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회사가 최근 '업계 1위' CJ대한통운으로 바뀌면서 '2위' 한진택배는 또 다른 악재를 맞게 됐다. 신규 고객사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한진이 올해 하반기 택배 부문에서 쿠팡 감소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대체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발굴한 신규 거래처에서 쿠팡만큼 고정적으로 물량이 나올 수 있는지도 핵심 포인트다.

이쯤되니 조현민 사장의 등장이 업계의 이목을 끈다. 1983년생인 조 사장은 지난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올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 발령됐다.

그는 지난 2018년 '물컵 갑질'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4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오는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과 영업익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매출 2조5000억원과 영업익 1050억원을 거뒀다.

조 사장은 최근 물류는 전통적으로 어렵고 재미없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물류를 섹시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향후 3년 간 ▲물류 인프라 확충(8000억원) 해외법인 설립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1500억원) 등 부문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까지 세우며 택배부문의 미래를 탄탄하게 견인할 준비도 마쳤다. 조 사장의 리더십 발휘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조 사장은 한진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물류사업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하고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를 구축한 인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물량 확보에 대해서는 "최근 본사 영업을 강화해 택배 110만 상자를 확보하고 각 대리점과 택배 기사의 세일즈 프로모션을 통해 260만 박스 등 총 370만 박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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