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들 “나도 대기발령하라”..류삼영 서장 대기발령에 거세진 ‘들불’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7.24 15:19 의견 1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발령’ 조처되자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찰청은 전날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 서장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했다.

또 현장에 참석한 경찰들에 대해 지휘부의 해산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 위반을 근거로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류 서장은 전날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처음 제안한 인물이다.

경찰 지휘부가 단번에 징계 카드를 꺼내 들자 경찰국 신설을 비판하면서도 어느 정도 온건한 기조를 유지해왔던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 내부망 등을 통해 비판글이 쏟아졌다.

“조직을 바로 세우자는데 대기발령이라니”, “우리 경찰 조직원이 누구에게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냐”, “정권 입맛에 맞게 행동하는 지휘부를 규탄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같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장관 오더에 후보자가 고개를 숙인 것”, “나대면 죽는다는 걸 보여준 것”, “진짜 지휘부와 등 돌리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 “들불이 일어났는데 물 한 바가지에 잡히겠냐” 같은 일선 경찰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선 경찰서장들도 지휘부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며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장은 “류 총경 대기발령 조치는 경찰조직이 정권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걸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같은 국가공무원인 검사들이 집단의견을 제시한다고 인사 조처하거나 감찰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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