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에어컨 켜기도 무섭다”..휘발유·경유, 연일 최고가 행진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6.19 11:53 | 최종 수정 2022.06.19 19:20 의견 0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각각 2106.52원, 2114.74원을 기록했다. [자료=MBC 뉴스 화면]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L(리터)당 21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경유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각각 2106.52원, 2114.74원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갈아치웠다.

국내 경유 가격도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의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천947.74원)를 경신한 데 이어 한 달 넘게 날마다 최고가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경유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대비 상승률을 보면 경유가 46.6%로 휘발유(29.7%)보다 훨씬 높다.

최근 경유 가격을 2020년 5월 평균 판매가격인 1065.79원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국내에서 보통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름값 절약을 위해 경유차를 선택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괜히 디젤차를 산 것 아니냐”는 후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게 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유 수급난의 영향이 크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 편인데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이동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였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은 더 심각해졌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 은행(IB)들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 금수 시행, 산유국의 여유 생산 능력 부족, 낮은 세계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평균 유가를 종전 전망치보다 10달러 상향 조정한 배럴당 135달러로 제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6~8월) 도래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조치 완화 등의 여파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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