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막힌 중국시장에 ‘휘청’..LG생건·아모레, 1분기 실적 하락 전망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4.11 15:38 의견 0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노마스크’ 기대감에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 전망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전체 매출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실적이 부진해서다. 면세 채널이 흔들리는 와중에 중국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수출액은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고 있다. 화장품 수출액은 각각 24.6%, 5.1%, 16.5% 줄어 1월 5억6700만달러, 2월 5억8600만달러, 3월 7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올해 초 상하이 올림픽 전후로 통관을 강화하고 코로나 확산 지역을 봉쇄하는 등 영향으로 관련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과 함께 성장해 중국 의존도가 높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와 해외법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은 약 40~50% 가량이다.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길이 막혀 면세 채널이 부진한 데 이어 중국 내 자국 제품 선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K-뷰티 위상이 흔들리고 두 기업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실적이 전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역시 면세 및 중국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전년 대비 각각 11%, 38%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에서 코로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중국 시장이 회복될 경우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00만원대 황제주였던 LG생활건강은 올해 100만원이 깨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준 88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LG생활건강의 주가가 10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화장품 사업 부진에 따른 결과다. LG생활건강은 면세 매출을 담당하는 중국 보따리상 따이궁의 가격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아 면세 매출이 30% 떨어졌다.

의존도 높은 럭셔리 브랜드 ‘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는 지난 2018년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매출 약 2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LG생활건강 전체 화장품 사업 매출에서 약 6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후 매출은 지난 7년간 연평균 34% 고성장해 향후 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지난해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중국 법인 내 이니스프리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게다가 현재 중국 상하이 공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중국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지난달 28일 내린 상하이 봉쇄조치는 무기한 연장돼 생산 재개가 불확실해졌다. 현지 재고가 있어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외부 변수 등 해소될 시 수요 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중국 6.18 쇼핑 페스티벌을 대비한 면세 수요가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은 5월 전후로 2분기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또한 안정돼 수요가 점진적 회복되고 추후 국가 간 리오프닝 가능성도 염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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