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꼬이는 5G 주파수 경매..SKT 40㎒ 추가할당 요청에 LGU+ "혼간섭 우려"

송정은 기자 승인 2022.01.28 11:51 의견 0
지난 25일 SK텔레콤이 자신들이 인접한 3.7㎓ 이상 5G 주파수 40㎒도 함께 경매를 할 것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한 것에 대해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은 혼간섭 이슈가 우려된다"며 지난 27일 반박했다. 사진은 이통3사의 5G 주파수 할당 현황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LG유플러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요청한 20㎒(메가헤르츠) 대역 추가할당에 대해 SK텔레콤이 '공정성'을 내세워 자신들이 인접한 대역의 40㎒대역 추가할당도 요구하면서 경매 일정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20㎒ 폭 추가할당과 관련해 다음달 이통3사 CEO들을 만나 설득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다음달로 예정된 추가할당 경매가 더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모두 동일한 조건의 5G 주파수를 확보한 후 경매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과기정통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5G 주파수 할당은 특정 사업자만 이득을 보는 등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이통3사 고객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후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019년 12월에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스펙트럼플랜'에 따르면 이번에 SK텔레콤이 요청한 3.7㎓ 이상 대역 40㎒ 주파수 대역을 2023년에 추가 할당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며 "LG유플러스 측에서 요구하는 20㎒ 대역은 간섭문제로 인해 2019년 당시 다뤄지지도 않았던 영역인데 과기정통부에서 LG유플러스에 요구에 의해 갑자기 할당하겠다고 하고 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해당대역은 SK텔레콤이나 KT는 참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이번에 추가할당을 요청한 대역은 간섭문제만 해결되다면 2023년에 추가할 것을 고객편익을 위해 더 빠르게 추가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라며 "정부 계획에 의거해 이런 요청을 하게 된 것이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은 이에 대해 SK텔레콤이 요청한 추가할당 대역의 '혼간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반박에 나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추가할당을 요청한 3.7㎓~4.0㎓ 40㎒ 주파수 대역은 지난 2019년 정부의 '5G 스펙트럼플랜'에 따른 추가할당이 예정된 대역대는 맞다"며 "하지만 이 대역은 고정위성 수신용으로 쓰이고 있다. 즉, 위성방송 수신용으로 쓰이고 있는 전파대역이다. 주파수 용도 변경을 위해 건축으로 비유하자면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새롭게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들어가는 '클리어링'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클리어링 작업을 위한 '클린존' 설치가 필요한데 이 대역에는 그런 작업이 이뤄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해당 대역(3.7~4.0㎓)이 항공용 주파수로 쓰이는 4.2~4.4㎓ 대역에 혼간섭 우려를 줄 수 있다고 미국 항공업계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과기정통부에 해당하는 FCC는 3.7~3.8㎓를 먼저 쓰게 하고 3.8~3.9㎓ 대역은 2021년 12월부터 쓰라고 권고했다'며 "SK텔레콤이 요청한 이 대역을 5G용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정위성용, 항공전파 고도계 이슈가 해결이 됐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가적인 주파수 할당을 요구할 수 없는 이른바 '가운데' 대역에 위차한 KT로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지속적인 주파수 추가 할당 요구가 편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KT는 "5G를 이용하는 고객편익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는 공식 입장을 펼치면서도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 뿐 아니라 인접대역 추가할당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KT는 "당사가 지난 2018년 주파수 대역 할당 당시 이른바 가운데 대역을 낙찰받게 된 것은 추가적인 할당계획이 없을 것임을 알고 100㎒ 폭 내에서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며 "현재 KT가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5G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LG유플러스에 쓰는 장비보다 가격과 성능이 30% 정도 떨어지는데 이를 극복하는 장비가 나오는 시점을 2023년 말로 보고 있다. 즉, 2024년이 돼야 KT도 추가적인 투자를 하면서 5G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경우 주파수 추가할당을 받게 되면 자신들의 인접대역이다보니 관련 장비 추가 없이도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KT로서는 이러한 효과를 노리기 어렵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은 지난 25일 SK텔레콤의 주파수 추가할당 요청에 대해 "SK텔레콤이 요청한 주파수 추가할당을 위해서는 연구반 구성과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공개토론회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해당 추가 요청건은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조속한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장관은 다만 SK텔레콤의 추가적인 요청이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요구한 20㎒ 폭 경매 일정이 예정대로 다음달에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못했다. 임 장관은 "SK텔레콤의 요청도 있다보니 다음달 공고가 나갈지는 미지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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