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문턱 낮춘다..가계 신용위험은 ‘빨간불’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1.17 14:19 의견 0
17일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분기 대출행태 전망 등을 담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를 발표했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지난해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높아진 은행권 가계대출 문턱이 올해 1분기 들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계대출 체감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대출행태 전망 등을 조사한 결과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0으로 지난해 4분기 -19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대출태도, 신용위험 및 대출수요에 5개 응답항목을 조사한 후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증가)증가’ 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대출 주체별로는 가계 주택대출 0과 가계 일반대출 -6로 나타났다. 모두 전분기 대비 35포인트씩 올랐다.

대기업은 0에서 6으로 높아졌고,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0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주택대출 태도 지수의 경우 35포인트 올라 1분기 0이 됐지만 이것은 평균적으로 현재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주류였다는 뜻”이라며 “지난해 큰 폭의 대출 강화 상태에서 더 조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지 은행들이 대출을 완화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6으로 전분기 11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의 지수가 작년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5로 3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도 12에서 18로 뛰었다. 대기업의 경우는 3에서 0으로 줄어 신용위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상환능력 저하,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전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 코로나로 실적 회복이 지연되는 일부 취약업종, 영세 자영업자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출수요 지수는 4분기 -5에서 1분기 7로 12포인트 높아졌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는 뜻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 -18에서 0으로, 일반대출은 -9에서 0으로 중립 수준에 이르렀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6에서 12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 수요는 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신규취급 재개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의 감소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며 “기업의 대출 수요는 설비투자 자금 등을 중심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설문조사에서 대체로 1분기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 태도를 4분기보다 더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203개 금융기관(은행 17·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