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대표, 조직 개편 칼 빼든다..롯데百, 강남 1위 ‘탈환’ 목표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1.10 15:18 의견 1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자료=롯데그룹]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롯데백화점 개혁에 나선다. 명품과 식품을 강화하는 한편 상품 카테고리 단위를 세분화해 전문성을 키운다. 강남 지역에서 매출 1위 되찾기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사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조직개편 내용을 직접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이날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대표가 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 대표의 강한 소통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취임한 정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취임인사와 함께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자유로운 의견 제시 및 의사결정을 강조하며 상명하복 조직문화를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핵심전략으로 ▲고객만족 전략 ▲인사제도 개선 전략 ▲강남 1등 점포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전문성’ 강화다. 우선 지역별 관리 시스템을 통합·분리한다. 기존 수도권 1·2본부와 영호남본부로 나눴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하나의 본부가 전 점포를 관리한다. 업태가 다른 백화점과 아울렛 사업부는 분리한다. 채널별 특성을 강화한 전략적·전문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상품본부는 카테고리를 세분한다. 통합된 하나의 부문을 3개로 세분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해외 명품은 럭셔리 브랜드, 의류, 시계·보석 부문, 남성 스포츠는 남성 패션·스포츠·아동 부문으로 나뉜다. 신선식품과 F&B 등 식품부문은 정 대표 직속으로 둔다. 백화점 매출의 핵심인 명품과 고객 유입을 이끄는 식품 강화 전략이다.

전문 조직도 양성한다. 골자는 내·외부 전문가 양성이다. 롯데그룹 내 계열사를 포함한 외부 전문가를 상반기 중 대거 영입할 예정이다. 내부 인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차·부장급 젊은 인사도 전문성이 있다면 파격 승진을 시행한다. 여성임원도 기존의 두 배로 늘린다. 이로써 고객의 요구와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개혁을 통해 정 대표의 주요 목표인 ‘강남 1등’ 점포 탈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강남은 고급 소비의 중심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이 지난 2017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위를 내어줬다. 이후 신세계 강남점은 2021년까지 5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지난해 기준 2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2위인 롯데 잠실점은 1조7000억원, 3위 롯데 본점은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취임인사에서 “잠실점과 강남점의 고급화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신세계 강남점과는 다른 고급스러움을 넘어선 세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1등 백화점을 강남에서 만들겠다”며 강남에서 얻은 성공 경험을 다른 점포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최근 조직이 파격적으로 바뀌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백화점과 아울렛 사업부의 경우 업무가 달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 왔다”며 “롯데그룹의 조직문화가 수직적이라는 약간의 편견을 버리고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점점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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