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캐 만한 부캐' 에쓰오일, 기름·화학 '착한 씨름' 결과는..영업익 '업계 톱' 눈앞

'본업' 내수 경질유 점유율 25.4%..업계 2위 수성
윤활기유 사업 등 비정유부문 확대..'흑자전환' 성공
수소 포함 친환경 신사업 전략 박차..영업익 2조 눈앞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1.06 15:19 | 최종 수정 2022.01.06 15:20 의견 0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익에서 각각 19조1728억원, 1조7497억원을 거뒀다. [자료=에쓰오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유업계 3위 에쓰오일이 '본캐'와 '부캐'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도 여전히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정유부문과 영업익 반짝 상승을 일으킨 석유화학사업 등 비정유 부문까지 고른 성장을 이루며 연간 영업익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익에서 각각 19조1728억원, 1조7497억원을 거두며 1조원대 영업적자를 탈피하고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4분기에도 이어져 연간 영업익 2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의 빛나는 성적표는 본업인 '정유부문'의 단단한 토대가 뒷받침했다.

최근 한국석유공사는 에쓰오일이 지난해 1~10월 기준 정유사의 내수 경질유 점유율 25.4%를 기록해 SK에너지(29.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1.7%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GS칼텍스(23.6%) ▲현대오일뱅크(20.1%)가 그 뒤를 이었다. 경질유는 휘발유, 등유, 경유 등 3개 정유제품이 대상이다.

정유 4사 중 최하위권(21.5%)에 머물던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에 1위를 넘볼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펼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면서 "특히 '구도일' 캐릭터 등 차별화된 브랜드 홍보와 주유소 충전소 등 판매망을 확대하고 기존 제휴사와 관계를 탄탄히 구축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의 활발한 정유사업 행보는 지난해 정제마진이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수익성에 탄력을 더했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임 등을 뺀 이익이다.

실적 승승장구에는 '부캐'의 영향도 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에쓰오일의 전체실적은 윤활기유·석유화학 등 비정유부문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앞서 에쓰오일은 오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25%로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5조원을 투자해 2018년 말 가동을 시작한 울산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이 지난해부터 전체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달 3일에는 대화유화와 납사 공급계약을 맺었다. 규모는 1조1520억원으로 지난 2020년 에쓰오일 연결기준 매출의 무려 6.8% 수준이다.

윤활기유 사업 역시 파란불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윤활기유 가동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100%를 넘겨 이미 호황기에 진입했다.

올해 역시 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대규모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는 평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를 뛰어넘고 연간 영업익에서 사상 첫 '2조 클럽' 진입에 성공할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이 외에도 수소 및 친환경 에너지 등 새 먹거리를 향한 에쓰오일의 발돋움은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는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가 내세운 '비전 2030'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기존 사업분야인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지속성장을 견인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앞선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를 넘어 비정유 부문에도 방점을 찍고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소의 경우 연료전지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신사업 협약을 맺는 등 계속해서 여러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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